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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N과 윌셔의 합병으로 한인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빅뱅크가 등장하게 됐지만 은행권과 달리 일반 한인들의 반응은 “그래서 어쨌다고?”에 가깝다.
은행끼리 통합해 덩치를 키우는 게 한인사회에 어떤 이익을 주느냐에 대한 논란도 생기고 있다.
LA다운타운에서 의류업에 종사하는 한인 김모씨는 “한인은행들끼리 자꾸 합병해서 은행수가 줄어들면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셈”이라며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서 서비스도 좋아지는 건데 규모가 커진 통합은행은 고객을 상대로 갑질할 생각이나 하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한인타운에서 소규모 로펌을 운영하는 변호사 박모씨는 “말이 한인은행이지 90%이상의 주식은 기관투자자 등 비한인이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인커뮤니티에서 돈을 벌어 월스트릿 투자가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측면도 있다”라며 “합병의 결실이 커뮤니티로 환원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지 못했다.주주들이 사적인 이익을 따지는 통합이벤트에 공익을 중시해야할 언론사들이 과대포장하는 게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부동산업자인 한인 정모씨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한인은행의 자산규모가 늘어나면 그만큼 대출여력이 생기고, 이자율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사실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웰스파고 등 큰 주류은행으로부터 제대로 서비스 받는 한인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정씨는 “한인은행 가운데서도 자산규모가 100억달러 넘는 빅뱅크가 나온다니 일단 반갑다”라고 환영했다.
부동산 투자가인 또다른 한인 홍모씨는 “한인은행의 자산규모가 커져 대출이자율이 0.1%만 낮아져도 커다란 이익”이라며 “경제규모가 커진 한인사회가 이제서야 자산 100억달러 넘는 은행을 갖게 됐다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인은행간 합병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광고주가 줄어드는 언론매체와 상업용부동산기업 제이미슨 서비스라는 우스갯말도 나온다. 지점들이 통합되면 LA코리아타운 중심가에 한인은행 지점을 테넌트로 두고 있는 제이미슨 서비스의 공실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즘 네티즌 용어로 웃픈(웃기면서 슬픈) 현실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