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자의 월드스타] 韓, 中서 ‘스타워즈’ 누른 ‘셜록’…한국 관객만 호갱?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셜록:유령신부’가 한국과 중국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북미에서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도 ‘셜록’에 꼬리를 내렸다.

수많은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지만 ‘셜록:유령신부’는 영화가 아니라 영국 BBC 드라마 새해 특별편이다. 시즌3까지 방영된 드라마 ‘셜록’을 보지않고 영화관을 찾았다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졸거나 멘붕에 빠지기 십상이다.

2010년 시작한 BBC드라마 ‘셜록’은 영국 추리 작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현대로 옮겼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셜록)와 마틴 프리먼(왓슨)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와 빠른 전개 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셜록:유령신부’에서 셜록과 왓슨은 ‘셜록’ 원작의 배경이었던 19세기로 돌아간다. 하지만 19세기뿐만아니라 드라마의 배경인 21세기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드라마 ‘셜록’ 시즌3의 마지막에 나오는 비행기 장면 등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시즌3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도무지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 


TV 관련 웹사이트 티브이닷컴(tv.com)은 ‘셜록:유령신부’에 대해 “19세기와 현대를 오가는 스토리는 영화 ‘인셉션’과 같다”며 “드라마 시즌3과 2017년 방영될 시즌4의 브릿지(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4를 손꼽아 기다리는 드라마 ‘셜록’ 팬들에게는 선물같지만, 드라마를 보지 못한 관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 “졸립다”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관객들이 드라마가 아니라 탐정 영화인 줄 알고 극장에 왔다 낚이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무료로 방영했던 드라마를 1만원을 내고 극장에서 보는 ‘호갱님’이 된 것이다.

특히 관객들은 드라마 스페셜이라고 제대로 밝히지 않은 배급사에 분통을 터트렸다. ‘셜록:유령신부’ 중국 포스터의 경우 “BBC 최고 영국 드라마가 스크린에 처음으로 올라온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반면 한국 포스터에는 “전세계가 열광한 명품 추리극”이라는 문구뿐이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셜록:유령신부’는 개봉 일주일만에 1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지난 7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94만2539명을 기록했다. 1월 기준 ‘히말라야’와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에 이어 흥행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5위다.

중국에서도 드라마 ‘셜록’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셜록:유령신부’까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셜록:유령신부’는 개봉 첫날 중국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4일 170만 관객을 동원해 539만달러(약 65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14년 중국에서 9800만명에 달하는 시청자가 드라마 ‘셜록’ 시즌3을 시청했다.

ssj@heraldcorp.com

사진1=‘셜록:유령신부’ 중국 포스터

사진2=‘셜록:유령신부’ 한국 포스터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