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남궁민, ‘압도적 존재감’ 젠틀한 미소 속 잔인함-비겁함-유약함이 한번에…원톱 주연?

남궁민이 광기와 좌절, 분노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신기에 가까운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17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 19회에서 남규만(남궁민 분)은 끝까지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 않고 발악을 하다가 결국 아버지인 남일호(한진희 분) 회장에게서도 버림을 받았다.

남규만은 서진우가 세상에 뿌린 자신의 동영상으로 인해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노트북 컴퓨터를 박살냈다. 자신을 찾아온 서진우 앞에서도 “사식 넣어주러 온거냐”며 이죽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서진우가 “법정에서보자, 남규만”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뜨자 “안 봐! 안 봐!”라고 소리치는 남규만의 모습은 광기 그 자체였다.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사이코패스에 분노조절장애가 혼재된 남규만의 캐릭터는 강렬했다.

자신의 비리와 범죄를 알고 있는 부하직원이자 친구인 안수범에게 조롱을 퍼부으며 보는 이들의 분노를 끌어올리다가도 박동호의 부하들에게 자신이 고용한 해결사들이 밀리자 “똑같은 깡패인데 왜 내 깡패가 밀리냐”며 분노를 자아내는 모습에서는 덜 성숙한 인격의 비겁함까지 느껴졌다.

또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중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모습은 부모와 형제까지 버리고 혼자만 살겠다는 비겁함의 절정이었다. 약자 앞에서는 잔인하지만 내면에 숨겨진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사나운 모습을 드러내는 열악한 인격체 그 자체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헬기를 향해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에서는 좌절과 분노, 실망, 냉소를 모두 품은 표정을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서진우에게만은 약해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에서는 연민이 느껴졌다.

남궁민은 말끔한 외모 속에 잔인함, 사악함, 유약함, 비겁함을 모두 발산하는 놀라운 연기로 드라마 자체를 완전히 점령했다. 이쯤되면 ‘리멤버’는 남궁민 원톱주연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사진=SBS ‘리멤버’ 방송화면 캡쳐)
이슈팀기자 /akasoz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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