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조정은·‘동이’ 김유정이어 스타예감
사극의 시작은 아역 연기자다. 극중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아내는 긴 호흡의 역사극에서 아역의 비중은 성인 연기자 못지 않다. 드라마의 시작과 동시에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첫 관문으로서의 역할이다. 심지어 드라마 초반 아역들의 짧은 등장이 성인 연기자들의 주 무대로 이어지며 긴 마라톤에 영향을 주곤 한다.
아역 캐스팅에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감독이 있다. ‘사극의 거장’ 이병훈 감독이다. 이병훈 감독은 그간 숨은 진주들을 발굴해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MBC‘옥중화’방송 캡처 |
첫 주인공은 MBC 드라마 ‘대장금’의 조정은이었다. 조정은은 수라간 생각시, 어린 장금이를 연기했다. 당시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대사로 남아있다. ‘대장금’ 인기의 불씨를 당긴 유행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정은은 똘망똘망한 눈빛의 야무진 연기로 성인 역을 맡은 이영애 못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대장금’에 이어 여성의 이야기로 흥행에 성공한 MBC 드라마 ‘동이’에서도 이병훈표 아역이 빛을 발했다. 드라마의 첫 시작을 한 번에 사로잡은 아역은 바로 김유정이었다. 김유정은 현재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될성부른 나무였던 김유정은 2010년 어린 동이 역할을 하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당시 김유정은 절절한 눈물 연기로 극 초반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 주자는 2000년 당시 아이스크림 소녀로 유명해진 정다빈이다. 정다빈은 지난 1일 첫 방송된 MBC 창립 55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옥중화’에서 문채원의 아역으로 출연 중이다. 정다빈은 지난해 MBC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이미 주목받았다. 극 중 황정음의 어린 시절과 황정음의 동생으로 등장,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그 다음 무대는 이병훈 감독의 사극. 단 2회 만에 받은 성적이 나쁘지 않다. 지난 1일 방송된 ‘옥중화’2화는 20.0%(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옥녀의 아역인 정다빈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병훈표 아역스타가 다시 한번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