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일반적인 남자들은 전자를 더 좋아하지만, 결정적으로 잘 생기거나, 재주 있거나, 돈있는 남자들은 전자보다는 후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못난이 여성에게서 매력을 발견하려고 접근한다.
못생긴 여성들은 큰 상처 하나를 가슴에 안고 산다. 예쁜 여성들과 비교의 대상이 되거나, 미녀를 선호하는 사회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멋있는 남자 주인공들은 이들 못난이 여성들의 상처마저 보듬어안으며 진면목을 발견한다.
현실과는 다를 수 있는, 판타지 같은 이런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먹히는 것은 현실감이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 10명중에서 예쁜 여성이 1~2명이라면 8~9명은 평범한 외모다. 드라마에서는 이 현실감 떨어지는 예쁜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보기는 좋지만 공감하기는 쉽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못난이 여성들이 움추러들지 말고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지는 게 아닐까? 사람들은 여우짓 하는 공미(서효림)와 예쁜 해영(전혜빈)보다 털털하고 솔직한 공심이나 그냥 혜영(서현진) 캐릭터를 더 좋아한다.
평범한 외모의 공심이 쉽지 않은 상황을 헤쳐나가며 독립적인 삶을 사는 과정을 조금 더 공감하며 볼 수 있다.(‘그냥 해영’이나 ‘못생긴 공심’이 분장을 풀고나면 예쁜 여자가 돼 못생긴 여성 역할마저도 예쁜 여성이 맡는 게 아이러니이기 하지만~)
SBS ‘미녀 공심이’에서 클레오파트라 가발을 쓰고 아이라인을 포기한 걸스데미 민아는 의외로 연기가 안정돼 있다. 연기 경력에 비해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민아‘가 보이지 않고 ‘공심’이 보인다.
민아가 그 많은 분량을 끌고나가는데도 연기가 어색하지 않다. 예쁘게 보이려고 하지 않고 내려놓은 연기를 하고 있지만, 공심이라는 캐릭터로서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tvN ‘또 오해영’에서 남자들은 모두 ‘예쁜 해영’에게 몰리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녀가 별로 예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배우가 예쁜 척하면 안 예쁘게 보인다. 전혜빈이 연기하는 ‘예쁜 해영’이 딱 그런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예쁜 척 안하고 털털한 ‘그냥 해영’을 더 좋아하면서 응원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이런 역설을 깔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그냥 해영’은 보면 볼수록 예쁘게 느껴지는 게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이다.
‘그냥 해영’ 서현진은 별로 가진 게 없고 상처와 컴플렉스도 지니고 있지만, 사이사이 예쁜 척 하지 않고 순수하다는 점에서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온다. 그녀의 안쓰러움과 연민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 서현진은 파혼 당하고 엉망진창이 된 모습을 공감가게 연기해 감정이입하게 했다.
이들 드라마는 외모가 평범한 여성 주인공을 통해 외모지상주의와 스펙 사회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신봉하는 사회를 풍자하는 사회적 메시지도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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