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을 기반으로 발전시킨 우리의 조선업이 최근 들어 힘들게 된 것도 중국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구조조정과 함께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없다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대중문화 제작자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 참신함을 찾는다. 참신하려면 두가지중 한가지는 갖춰야 한다. 새로운 것이거나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새롭게 보이게 하는 방식을 갖추고 있거나다. 전자는 콘텐츠 자체의 새로움을 말하고 후자는 콘텐츠를 포장하는 방식의 새로움을 말한다.
하지만 참신한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면서 진부해진다. 다시 참신함을 찾아야 된다. 진부해진 콘텐츠는 시장의 외면을 받는다. 진부(陳腐)는 한자로 냄새나는 썩은 고기가 진열됐다는 뜻이다.
대중문화도 참신하기 위해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 ‘퍼스트 무버’가 어렵다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라도 되어야 참신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기서 ‘패스트’(fast)란 무조건 빨리가 아닌, 적당한 시점에서 가장 빨리를 의미한다.
조인성이 정신병자로 나온 ‘괜찮아, 사랑이야’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지만, 이후 상당수 드라마가 다중인격등 정신병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유행을 선도한 트렌드세트가 된 셈이다.
이를 각색한 노희경 작가는 자신만의 화법이 있다. 일반인들이 하는 “우리 모두 사랑해야 해”라는 말을 노희경 작가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고 표현한다. 노 작가는 누구의 시어머니나 할머니가 아닌 노인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며나가는 ‘디어 마이 프렌즈’를 쓰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가 재미없어 진 것은 생명을 다해서가 아니라식상하고 진부해진 탓이다. 재난 멜로 ‘태양의 후예’나 로맨스릴러 ‘치즈인더트랩’이 왜 새롭게 보이는지, 미스터리가 가미된 ‘또 오해영’도 왜 못보던 참신한 멜로인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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