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악역을 하던 남궁민이 착한 역을 하고 있다. 이런 연기 변신이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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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이 기자에게 했던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얼마전만 해도 악역에 물이 오를대로 올랐던 남궁민이다.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연쇄살인범,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는 금수저 망나니인 재벌 2세를 연기하며 ‘쎈’ 캐릭터 전문가가 됐었다.
하지만 SBS ‘미녀 공심이’에서는 힘 없는 사람들을 묵묵히 돕는 변호사 안단태 역을 무척 잘 소화하고 있다. 전혀 다른 배역으로의 변신이 자연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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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이 기자에게 했던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는 몰입일까요? 보는 사람을 의식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걸일까요? 저는 후자를 더 중시합니다.”
배우가 연기를 과도하게 몰입하는 순간 자신에게 빠져버린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게 상황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령, 화난 연기를 할 때는 시청자에게 그 사실을 알게 해줘야 한다는 것.
남궁민은 안단태를 소화하기 위해 연기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들어갔다.
안단태는 캐릭터가 우스꽝스러럽기도 하면서 진중한 모습으로 확 변화하기도 한다. 얼굴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하고, 저음인지 고음인지를 생각하고. 대사 치는 스타일을 연구한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그것을 기계적으로 연기만 하면 되는 게아니라 상황에 맞는 감정이 붙여진다. 연기 테크닉을 가지고 있지만 연기할 때는 “막 한다. 느껴지는대로 막~” 스타일로 하는 것이다.
이희명 작가가 창조해낸 안단태 캐릭터는 남궁민의 이런 연기 스타일로 생명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남궁민이 계속 일이 안풀리는 공심(민아)의 상처를 보듬고 그녀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식도 그런 연기에 입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