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상반기④] 정점 찍은 음악예능, 시너지 낸 콜라보, 이슈중심 영화관

[헤럴드경제=고승희ㆍ이세진ㆍ이은지 기자] 콘텐츠를 만들고 파는 사람들의 업 앤 다운(Up&Down)이 큰 상반기였다.

음악예능은 방송사를 불문하고 언제나 통했다. 방송가는 ‘실패율 적은’ 콘텐츠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가요계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유명 기획사의 아티스트들끼리, 혹은 메이저와 인디의 컬래버레이션이 속속 시도되고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이 와중에 대형 영화관들은 스크린독과점과 가격인상 등으로 비난의 화살을 면치 못했다. 


‘음악예능’ 이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올 한 해도 방송가는 무수히 많은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등장과 동시에 사라지기 일쑤였다. 올초엔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을 이어 ‘집방’(집 고치는 방송)의 시대가 예고됐다. 삶의 거주공간인 집을 고쳐주고,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함께 바꿔보자는 ‘의식주 예능’의 하나인 ‘집방’은 그러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육아예능은 시들해지고 여행예능은 주춤한 사이 음악예능만은 건재했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음악예능에 대해 “대박은 없어도 중박은 친다”고 말한다. 지난해 등장한 ‘복면가왕’(MBC)의 성공은 방송가에 비슷한 음악예능 시대를 예고했다. 대결, 추리, 반전을 키워드로 했다. ‘복면가왕’을 필두로 현재 같은 방송사의 ‘듀엣가요제’, SBS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판타스틱 듀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 방송 중이고,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세 번째 시즌이 출격 대기 중이다. 장수 음악예능 ‘불후의 명곡’(KBS2)도 여전히 굳건하다.

“집중도가 높아 보고 있으면 빠져들고 음악을 통해 소소한 재미”(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를 안긴다는 점은 음악예능이 “평균 이상의 시청률”을 낼 수 있는 요소다.

전망과 분석도 다양하다. ‘신의 목소리’ 박상혁 PD는 “음악만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적당한 긴장감과 오락성을 가미한 다양한 버전의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지상파 방송사의 한 예능PD는 “나날이 트렌드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지금은 음악예능이 강세를 보이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예능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했다. 


장르불문 콜라보 열풍, ‘함께라서 좋다’= 인디부터 아이돌,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가 목소리를 더했다. 올 상반기는 콜라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디와 아이돌의 콜라보와 힙합 열풍에 발맞춘 힙합 콜라보가 대표적이다.

첫 스타트로 지난 1월 씨앤블루 정용화가 선우정아와 ‘교감’이라는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3월에는 소녀시대 윤아와 십센치, 비스트 양요섭과 인디 뮤지션 라차트파커와 콜라보에 도전했다. 이어 시아준수는 선우정아에게 4집 타이틀곡의 작사, 작곡을 부탁했다. 아이돌과 인디뮤지션이 만나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음반 성적은 덤이다. 아이돌과 아이돌의 콜라보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에 몬스타 엑스는 대세 걸그룹 ‘마마무’의 휘인과 손을 잡고 ‘엑스걸’을 발표했다.

힙합 콜라보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최근 로꼬와 그레이가 콜라보 곡 ‘굿’으로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래퍼 헤이즈는 인디 뮤지션 바닐라 어쿠스틱, 대세 가수 딘과 콜라보를 한데 이어 바비브가 쓴 곡을 첸과 함께 부른 ‘썸타’는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상반기 ‘하프 문(Half Moon)’으로 입지를 다진 뒤 쉴세 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딘 역시 다이나믹 듀오 개코와 콜라보를, 지난 3월 발매한 이하이의 앨범에는 송민호, 도끼, 샤이니 종현 등이 대거 참여했다. 시아준수는 인디뮤지션에 이어 4집 타이틀곡에 더콰이엇의 랩을 넣었다. 래퍼 팔로알토와 함께한 수록곡도 함께다.

상반기가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에서도 콜라보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있다. 24일 선공개되는 소녀시대 태연의 신곡도 딘과 콜라보한 곡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콜라보 시도가 레드오션인 음악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 내고 있다.


‘이슈중심’ 영화관…스크린독식ㆍ가격차등= 흥행작 위주로 확 쏠려버린 스크린에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이 크게 제약됐다. 여기에 비교적 저렴한 문화생활거리 중 하나였던 영화 관람 가격이 꿈틀대자 관객들은 ‘분노’했다. 비난의 화살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게 돌아갔다.

상반기 최고 스코어인 970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은 “스크린 독과점 덕을 봤다”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 2월3일 개봉해 스크린 1268개로 출발한 ‘검사외전’은 차곡차곡 스크린 수를 늘려나가다가 설 연휴인 9일 1812개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33.9%에 달하는 스크린점유율을 기록했다. 30%대 점유율은 2주 가량 이어졌다.

“잘 되는 영화만 몰아준다”는 비난에 국내 1위 극장체인인 CGV는 해명에 나섰다. 지난 22일 열린 CGV 미디어포럼에서 서정 CJ CGV 대표는 “일각에서는 CGV가 특정 영화를 밀어주고 있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보는 눈이 많다”라며 “우리는 지난해부터 편성위원회를 가동해 가장 투명한 편성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지난 3~4월 ‘가격 다양화’라는 명분의 새 가격체계를 도입하면서 “사실상의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객이 주로 찾는 주말 오후ㆍ저녁 시간대 가격이 1000원 오른 1만1000원으로 책정됐고, CGV의 경우 좌석별로 가격을 차등해 ‘꼼수’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소비자단체 등은 극장의 새 요금제에 반발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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