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 제12회 제천국제영화제 내달 11일 개막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영화음악이 아니라 ‘음악영화’다. 청풍명월의 본고장 충북 제천에서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제가 열린다. 다음달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진행되는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다. 올해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음악영화로 ‘힐링’하는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근규 조직위원장(제천시장)은 “그동안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영화를 널리 알리고 음악과 영화를 접목한 참신한 공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라며 “올해는 더욱 풍성한 ‘힐링 영화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포스터]

올해 영화제에는 출품된 1360편의 작품 중 36개국에서 온 105편의 영화(중ㆍ장편 55편, 단편50편)가 상영된다. 제천국제영화제는 1회 때부터 지금까지 일반적인 음악영화와 뮤지션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등 모든 상영작을 음악영화로 채워 왔다. 지난해 12편에 그쳤던 한국 장편 음악영화는 올해 23편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영화제 첫날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마차두 감독의 ‘바이올린 티처’가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바이올린 티처’는 남미 최고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오디션에서 탈락한 후, 상파울루의 슬럼가 공립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여전히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고 싶은 그가 리허설과 수업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1993년 데뷔한 세르지오 마차두 감독은 첫 장편영화 ‘파라다이스’로 국제 영화제에서 30개가 넘는 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 OSEN]

영화제 수상작을 가리는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섹션에는 8편이 출품됐다. 팔레스타인 래퍼 이야기를 담은 ‘정션 48’(감독 우디 알로니), 일본의 사회 참여적 음악가의 이야기인 ‘펑크 뮤지션과 동일본 대지진’(감독 엔도 미치로), 그리고 배우 유준상이 연출하고 출연한 로드무비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 등이다.

‘뮤직 인 사이트’ 섹션에서는 뮤지션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엑스 재팬, 다프트 펑크 등 동시대의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상영된다. 이어 청풍호반 무대에서 열리는 ‘원 서머 나잇‘ 섹션에서는 한국 뮤지션들의 공연도 볼 수 있다. 국카스텐, 에픽하이, 10cm, 몽니, 최한솔, 루드페이퍼, 밀린, 정기고 등이 공연을 펼친다.

매년 한국 영화음악계에 발자취를 남긴 영화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제천영화음악상’은 ‘한반도’, ‘범죄의 전쟁’, ‘실미도’ 등을 작업한 한재권 음악감독에게 돌아간다. 시상식은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올해 영화제 트레일러 영상은 ‘남극일기’, ‘마담 뺑덕’ 등의 임필성 감독이 연출했다. 올해 5월 개봉한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에서 깜찍한 연기를 펼쳤던 아역배우 김하나 양이 출연한다.

허진호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름만 되면 주위의 영화인들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대한 설렘을 표현하곤 한다”라면서 “매년 상영관이 부족해 매진되는 사례가 많아 올해는 영화관을 넓히는 차원에서 제천시 문화회관 상영회차를 3회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 홍보대사에는 ‘응답하라 1988’(tvN)의 류혜영과 영화 ‘차이나타운’의 엄태구가 위촉됐다. 류혜영은 이날 진행된 위촉식에서 “영화를 하고 있는 배우지만 언제나 음악이 영화보다 더 뛰어난 예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라며 “동경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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