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신데렐라와 재벌 설정이었지만 당시 ‘꽃보다 남자’는 구준표역의 이민호라는 신인을 발굴, 시청률 30%를 넘으며 선전했다. 남자주인공 정일우는 시청률 5%에 공약을 걸기도 했다. ‘신네기’는 제2의 ‘꽃보다 남자’가 될 수 있을까.
![]() |
[사진=CJ E&M 제공] |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 극복이 관건= 또 신데렐라 스토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살아가지만 성격만은 당차다.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이다. 재벌 2세 삼형제와 동거를 하면서 건방진 그들을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특명을 받는다. 그리고 이들 중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 박소담이 맡은 은하원 역은 지금까지 신데렐라 스토리 속 여주인공의 설정을 모두 갖췄다.
여기에 꽃미남 재벌 2세 삼형제는 한 술 더 뜬다.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삼형제는 은하원을 통해 인정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바람둥이, 까칠남, 완벽남에 순정남까지 종합선물세트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로맨스는 많지만 바로 이 네 명의 남자 주인공이 ‘꽃보다 남자’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설정이다.
![]() |
[사진=CJ E&M 제공] |
연출을 맡은 감독에게도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권혁찬 PD는 “뻔하긴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소재와 구조이기 때문에 초반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은 있었다”며 “흔한 이야기들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요즘 시대에 맞춘 캐릭터 표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여주 박소담, ‘뷰마’와 겹치기 출연&연기력 논란 이겨낼까= ‘신네기’가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된 데는 여자 주인공 박소담이 있었다. ‘신네기’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8월 tvN 방영이 확정된 상황에서 박소담은 KBS2 ‘뷰티풀마인드’에 캐스팅됐고 ‘겹치기 출연’ 논란이 일었다. 저조한 시청률로 ‘뷰티풀마인드’가 16회에서 14회로 축소편성됐지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뷰티풀마인드’가 끝나자마자 연이어 ‘신네기’ 방송이 시작하는 상황이었다.
![]() |
[사진=CJ E&M 제공] |
‘뷰티풀마인드’ 제작발표회 당시 박소담은 “자신을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이 시작된 후에는 겹치기 출연 논란이 아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교통계 순경 역 계진성 역을 맡았지만,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시청률마저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동시에 첫 방송을 한 SBS ‘닥터스’에 10%가 넘는 시청률 차이로 완패, 축소 편성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작품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지만, 시청률은 최저 2%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떨어졌다.
앞서 ‘신네기’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박소담은 “연이어 두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제게 큰 행운이었다”며 “‘뷰티풀마인드’의 계진성과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의 은하원은 너무 다른 인물이었고 매력이 달랐기 때문에 다른 에너지로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권혁찬 PD는 “(박소담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신선했다”며 “기본기가 충실해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또’ 원작 기반… 비교되는 숙명 헤쳐나갈까= ‘신네기’는 백묘의 소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신네기’는 통제 불능 꽃미남 재벌 형제들과 신데랄라가 막장 로열패밀리 ‘하늘집’에서 벌이는 동거 로맨스다. 등장인물과 기본적인 구조는 똑같지만 백묘의 소설은 2011년으로, 2016년 판 ‘신네기’에는 여주인공 은하원이 대학등록금을 벌고자 페밀리 레스토랑 등 열혈 ‘알바생’으로 등장해 현실에서의 시의성을 담아냈다.
![]() |
[사진=CJ E&M 제공] |
원작과의 또 다른 차이는 은하원이 앙숙 재벌 삼형제의 집에서 동거를 하게 되는 계기다. 원작 소설에서는 은하원이 길가에 쓰러진 하늘 그룹 강회장을 우연히 도와주면서 이에 감동한 강회장이 은하원을 자신의 손자들과 함께 살도록 한다. 이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강회장이 은하원에게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자신의 손자들을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특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은하원에게 제안한 고액 아르바이트 설정은 원작에 개연성과 현실성을 보탠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지만, 권혁찬 PD의 말처럼 “요즘 시대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 현실성과 개연성을 더한 부분은 플러스 요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원작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4각 로맨스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신데렐라와 재벌 소재, 박소담 캐스팅 논란 등으로 원작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미 원작을 읽은 시청자들을 상대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작 드라마를 연출한 지상파 PD는 “원작을 가지고 그대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경우는 없다”며 “원작을 얼마나 그대로 가져갈 것인가,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하는 각색 단계, 변주를 주는 초반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PD들도 고민이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