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배우 곽동연(19)은 최근 종영한 KBS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호위무사 김병연을 맡았다. 왕세자에 대한 경호를 잘해 ‘갓병연’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곽동연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능동적인 호위무사였다”라고 했다.
예사로운 호위무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는 세상을 바꾸려는 백운회 멤버이기도 했다. 곽동연은 “백운회는 기존 정치체제를 바꾸려고 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곳이지만, 나 같은 피해자가 다시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힘들어도 버텨나간 거다”고 말했다. 극중 곽동연의 부모는 기존 정치체제에서 희생됐다.
하지만 극중 곽동연은 기존 정치체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영(박보검)과 죽마고우였다. 갈등이 생길만 했다.
“저를 백운회에서 이영 바로 옆에 심어놓은 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과 개인적인 친분이 생기면서 인간적으로 끈끈한 관계가 형성됐다. 나는 정이 고팠다.”
박보검은 곽동연에게 “내가 이 세상에서 단 한명을 믿어야 한다면 너다”라고 진심을 밝힌다.
그렇다면 김병연 캐릭터의 연기는 더욱더 어렵다. 김병연은 왕세자 이영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감시도 해야 한다. 이영은 기성 정치속의 인물이지만, 백운회와 만들어나갈 세상과 완전히 다른 인간은 아니다. 심지어 곽동연은 “백운회 수장이 누군지도 모르고 따르다가, 마지막에는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과격해졌다”고 했다. 이 어려운 김병연 캐릭터를 곽동연은 섬세한 감정연기도 펼치며 무리 없이 잘 만들어냈다.
대전에서 태어난 곽동연은 15살 때 ‘넝쿨째굴러온당신’에 출연, 조선시대 붕당정치를 ‘멘붕정치’라고 말하는 학생 연기로 인상을 남겼다. 이어 ‘나혼자 산다’에서 월세로 수수하게 살지만 건강한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합기도 등 운동을 했던 곽동연은 밴드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CN블루와 FT아일랜드가 있는 FNC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거쳐 가수 연습생을 3년 하다 연기가 답답함도 풀어주는데다 적성에 맞아 배우로 나섰다.
작품 배역은 들어오는 작품중에서 의미있고 재밌게 보여줄 수 있는 역이면 하겠다고 한다. 연기외적인 역할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