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배당 태평양은행과 현금배당 ‘전무’ CBB뱅크…왜?

자산규모 11억달러인 태평양은행과 9억달러를 넘보는 CBB뱅크가 주주들에 대한 배당정책에서 극단적으로 비교되고 있다.

태평양은행은지난 13일 오는 12월 30일을 기준으로 등재된 주주를 대상으로 10% 특별 주식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태평양은 이로써 지난해 3월과 올해 2월에 진행된 10% 특별 주식배당과 지난해 6월, 9월, 12월, 올해 3월과 6월, 8월 그리고 11월까지 이뤄진 총 7번의 현금 배당 등 불과 1년여 사이에 무려 10차례의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

PCB태평양은행의 한 주주는 “배당이 금액면에서는 상장 한인은행이나 기타 주류 은행에 비할 바 아니지만 투자가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주가 상승폭이 빨라지고 상장에 따른 출구전략이 제시되면 더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불만이 없다. 다른 주주들도 지난 8월에 이뤄진 1530만달러의 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언급하면서도 잇따른 배당에 대해서는 모두들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Cbb은행은 2014년과 올해 단 2차례의 주식 배당 외에는 은행을 창립한 2005년 이래 11년간 단 한차례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최근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CBB은행 경영진과 이사회에 주주가치를 존중하고 투자에 따른 환원을 위해 은행을 매각하라는 공세를 펴고 있다.

CBB은행의 지분 4%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기관투자가들은 “은행을 매각하거나 다른 은행과 합병을 통해 주주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라며 특별한 성장전략이 없는 현 시점에서 현재 장부가에 비해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은행측에 공문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어 매체에 유료광고까지 내면서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cbb이에 CBB뱅크의 지분 상당수를 갖고 있는 일부 한인 주주들도 “심정적으로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라며 “은행 창립 이후 단 한차례도 현금배당없을 뿐 아니라 투자에 대한 보상 등 어떠한 출구전략도 만들어주지 않고 있어 불만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예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CBB주주들은 이사회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대규모 부실대출로 순익이 급감한 것에 ‘일부 대출이 위험하다’ 또는 ‘경영진 교체가 임박했다’는 등 악성루머까지 떠돌면서 조앤 김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화살을 돌리는 분위기가 나타나 예사롭지 않다.

주가 상승폭이 부진하다는 측면에서는 태평양은행과 CBB뱅크의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이에 따른 주주들의 심리를 다스리는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두 은행의 접근법이 배당정책을 통해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어 흥미롭다.

태평양은행은 ‘성장동력이 많은 기업은 현금배당을 잘 하지 않는다’는 월스트릿의 격언과 달리 연이은 배당과 증자를 단행함으로써 주주들의 불만심리를 잠재우고 있다. 태평양의 경영진은 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올 만하면 배당이라는 선제적인 방어전략을 펼쳤고 이는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 10억달러를 넘어섰는데도 상장작업을 늦추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비판심리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자산규모 8억달러를 넘어 기업공개의 문턱인 10억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Cbb는 원칙적인 경영방침을 고수하느라 주주들의 공격적인 비판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금융 전문가들은 “두 은행의 실적을 보면 사실 배당할 만한 여건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배당을 하는 태평양은행 보다 배당이 없는 Cbb뱅크의 방침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라며 “그렇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보상책을 바라는 것이 당연한데도 Cbb뱅크는 주주이익과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데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이사진과 경영진이 일반 주주들과 보다 소통이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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