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본부장은 ‘비선 실세’ 정윤회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도록 자신이 현장 제작진에 청탁을 넣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한 드라마 PD는 드라마 본부장의 이런 해명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글을 올려 과연 누구 말이 옳은 것인지 면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식 드라마국 PD(프로듀서)는 19일 사내 게시판 글을 통해 “(장근수) 본부장님께서는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특정 남자 배우를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하셨습니다”면서 “대본을 보고 극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하여 캐스팅을 주문하신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PD는 “지난 몇 년간, 그 배우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가 없었습니다.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MBC였습니다”면서 “‘MBC 드라마를 위해 애쓴’ 본부장님의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었다고요? 다른 방송사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은 비선 실세 농단을 MBC에서만 했다고요?”라고 썼다.
김 PD는 “언제부터 드라마 신인 배우 발굴이 본부장의 일상적 관리행위였습니까? 정상적 방송사 경영활동에 간섭하고 제작 현장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사람은 누구입니까? 선배님께서 수십 년간 지켜온 MBC 드라마입니다. 앞으로도 그 제작현장을 지켜야할 MBC 후배들을 생각해주십시오. 그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지켜주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말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배우 정우식은 ‘개과천선’ ‘야경꾼일지’ ‘오만과 편견’ ‘빛나거나 미치거나’ ‘딱 너같은 딸’ ‘화려한 유혹’ ‘옥중화’까지 등 유독 MBC 드라마에만 많이 출연했다.
한편, 장근수 드라마 본부장은 지난 15일 정윤회 아들인 배우 정우식의 MBC 드라마 출연에 자신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장 본부장은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책임자로서 드라마본부장의 역할이기도 합니다”면서 “배우 정우식은 MBC 오디션에 지원하기 전 이미 SBS의 <결혼의 여신>(2013년)과 TVN의 <로맨스가 필요해>(2014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그는 정상적인 오디션에 참가해 여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연기력이 평가돼 발탁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와 제작사 관계자들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이는 통상적인 캐스팅 방식입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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