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신혼일기’ 현실과 판타지중 어떤 걸 강화해야할까?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강점이 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신혼일기’가 2차례 방영됐다. 안재현, 구혜선 부부의 신혼생활에서 현실과 판타지 요소중 어떤 부분을 더 보강해야 할까?

‘신혼일기‘에 대한 반응중에는 그들만의 리얼한 부부생활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달콤한 것 외에 더 풀어갈 게 없다“는 한 언론의 지적도 있다. 산골짜기 외딴 집에 간 것부터가 ‘리얼함’과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강점이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신혼일기‘는 첫 회에서 그들의 알콩달콩함을 보여준데 이어 2회에는 신혼이면 빠질 수 없는 현실적 갈등, 즉 가사분담 문제로 다투는 모습과 그들만의 화해방식을 보여주었다.

혹자는 부부생활은 알콩달콩함을 보여주고 그 다음부터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지 못하면 판타지일 수밖에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좀 더 리얼한, 얼키고 설킨 가정문제나 가족관계를 더 자세히 보여준다면, “왜 내가 그들의 저런 것까지 봐야되나”라고 할지도 모른다.

‘신혼일기’가 EBS의 ‘달라졌어요‘와 같이 부부간, 부모자식간 갈등을 다루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은 아니다. 가상부부 역할 플레이인 ‘우리 결혼했어요’의 실제판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이들의 이야기가 ‘리얼한 부분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는 있지만, 리얼하지 않는 건 아니다. 구혜선이 안재현에게 “내 방귀 소리는 자기만 들을 수 있잖아”라며 방귀를 끼는 정도의 리얼리티면 충분하다,

이들 부부는 성역할에 구분을 두지 않아 신선해보인다. 남자가 하는 일과 여자가 하는 일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들을 보면 완전히 날라가버린다.

다른 곳에서 살다온 이들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은 꽤 흥미롭다. 대화시간이 많은 것도 특기할만했다. 구혜선은 집안일 스트레스는 주로 자신의 몫이었다고 토로했고, 안재현은 자신도 집안일을 돕고 있는데 그 노력이 부정 당하는 것 같아 속상해 했다.

또 상대가 화난 부분을 풀어주려 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화가 나는 경우는 많은 사람들을 공감하게 했다.

특히 이들에게 흥미로운 점은 안재현이 구혜선에게 거부 쿠폰 8장을 줘놨다는 사실이다. 상대방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상대가 게임에 지고도 거부권(거부권 6장 심부름 쿠폰 2장)을 활용해도 얼마든지 대신해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이들을 흐뭇하게 볼 수 있게 했다.

갈등 자체를 봉쇄하기는 어렵다. 갈등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목소리를 높이고 뭘 던지고 해서 막장적으로 싸우는 것만이 리얼은 아니다. 싸우는 방식과 푸는 방식은 부부마다 다르다.

구혜선-안재현 부부를 보며, “아, 이 신혼부부는 저렇게 소통해나가는구나”라고 봐줄 수도 있다. 조근조근 싸운다 해도 리얼함이 인정되면 그 방식대로 가야할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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