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카의 연예시대] 김국진 ‘버럭’ 이경규 잡는 유일한 사람

강수지에게는 ‘진국’인 오빠

김국진2

김국진이 사랑에 빠졌다. 지난 해 9월 강수지와 열애를 인정하고 본격적인 공개 연애를 시작한 김국진~! 1년 남짓한 기간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을 통해 보여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인다. 두 사람 다 아픈 사랑을 경험한 후 중년의 나이에 시작한 사랑이어서인지 서로 질투하는 모습조차 아름다워 보였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두 사람은 악플이 전혀 없는 호감 커플로 불리기도 하는데 90년대 그야 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개그맨 김국진은 당시 광고, 예능,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섭렵했으며 80년대생이라면 모두가 즐겨 먹었을 법한 ‘국찌니빵’까지 매출에 성공시킬 만큼 인기 가도를 달렸다. 이후 방송 활동이 뜸했던 그가 다시 돌아와 ‘스타 주니어 붕어 빵’ ‘라디오 스타’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제는 강수지의 사랑까지 접수한 행운의 사나이가 되었다.

필자는 그가 ‘국찌니 빵’으로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에 CF 촬영을 하느라고 만났었는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그는 거만하지 않았다. 촬영 내내 다소 부족한 인격으로 그를 함부로 대하는 카메라맨의 태도에도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카메라 맨을 나무라는 필자에게 ‘괜찮아요’하며 그만의 특유한 웃음을 보여주었으며 계속 NG가 나는데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신인 연예인처럼 본인이 미안해 하며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사람들을 아주 편하게 대해주었다.

그런 그가 존경스럽기 조차했고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그가 프로 골퍼를 한다며 방송을 멀리하면서 기회가 없었다. 그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같이 출연했던 연기자 이윤성과 결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으며 공백기가 있었고 프로골퍼가 되겠다며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등 평탄치 않은 길을 걸었기에 방송가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친절한 국진씨에게 유일하게 핍박(?)받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바로 ‘버럭’ 이경규다. 2009년부터 2013년 까지 방영된 KBS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는 이경규 를 잡는 유일한 사람으로 비쳤다. 방송에서 늘 ‘버럭 경규’로 치부되는 이경규는 왜 김국진을 불편해 하고 아무 말도 못했을까?

김국진 강수지1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필자의 생각에 그는 약자한테 한없이 약하고 강자한테는 할 말 다하는 정의로운 사람이며 겸손하고 착한 사람인 까닭에 조금 덜 성숙한 성품의 이경규를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경규는 신인시절부터 까칠한 성격이었고 인기스타가 되었을 무렵에는 하늘 같은 선배 이홍렬씨가 물고 있는 담배를 빼앗아 불을 붙일 만큼 건방지고 거칠 것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요즘도 PD들이 ‘가장 녹화 하기 어려운 출연자 1위’로 선정할 만큼 대하기 까다로운 사람인데 반해 김국진은 대한민국 방송계를 움직이는 4인(MBC사장, KBS사장, SBS사장, 김국진)에 선정되었고 광복 이후 50년간 최고의 연예인 1위에도 선정(2위는 조용필)됐다. 코미디 30년 역사 중 최고의 코미디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연예계 최고의 인기를 누렸음에도 늘 겸손했고 선후배는 물론 동료들까지도 그를 좋아했을 만큼 착한 성품을 지닌 호인이니 이경규가 무엇으로 그를 이겨먹고 들이대겠는가?

그 시절 이경규도 인기가 있기는 했지만 김국진은 CF를 찍는 족족 대박이 났고 ‘국찌니 빵’이 하루에 60~70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전성기에 받은 상이 40개(연예계의 거의 모든 상을 수상했는데 수령 하지 않은 상도 10개나 된다)나 되었고 코미디 계에서 사상 최다의 유행어를 가지고 있는 코미디언으로 지금의 유재석보다 딱 10배 더 인기가 있었으니 이젠 조금 밀렸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

아무튼 이경규와 둘이 SBS의 ‘스타주니어 붕어빵’의 MC로 KBS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던 당시 함께 일하는 스태프 들이 이경규 잡는 김국진에게 ‘무한 감사’를 보냈다고 한다.

구강구조가 특이한 탓에 53세가 된 지금도 혀 짧은 소리로 맹맹거리는 남자…. ‘밤새지 마란 말이야’ ,’나 소화 다 됐어요’ 등 입만 열면 쏟아지는 유행어 제조기인 남자, 김국진!

대한민국 안방을 초토화시켰던 최고 스타가 돼보기도 했고, 이혼으로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져보기도 했던 그는 이제 나이에 걸맞는 차분함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저를 잘 몰라요. 그렇지만 뭐, 괜찮습니다. 이제는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들어주고 웃어주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나, 소화 다~ 됐어요! 요즘 예능~!”이라고 말하는 그가 언제 강수지와 결혼을 할 지 자못 궁금하다.

엘리카 박

엘리카 박(Elika Park·한국명 희성)씨는

1982년 ‘영 11′이라는 MBC-TV 쇼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데뷔. 방송작가 생활을 하며 여러 매체에 ‘자유기고가’로 연예 관련 칼럼과 뒷얘기를 썼다.1990년대 후반 LA에 정착한 후에도 이벤트회사를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집필활동 중이다. 서울예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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