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사진)은 지난 30일 열린 ‘톡투유’ 100회 기자간담회에서 ‘톡투유’에 참여하시는 청중(聽衆)을 화자(話者)라고 표현했다.
“청중이라기 보다는 말하는 자기 주도권을 가진 화자다. 나는 장식품이다. 지금까지 방청객은 장식품인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와 패널들이 주체였다. 여기서는 사람들을 말하게 하고, 무대에 있는 전문가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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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유’ 청중들은 서로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이야기 하고 해결책을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톡투유’는 솔루션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런데도 계속 사람들의 참가 신청이 이어진다. 여기에 ‘톡투유’를 100회까지 끌고 올 수 있는 비결이 있을 것이다. 또 기존 프로그램과는 다른 힐링 포인트도 존재할 것이다.
이민수 PD는 “ ‘톡투유’가 솔루션 프로그램은 아니다. 월급을 떼인 것을 우리가 받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면서 ‘톡투유’의 잔잔한 인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때 굉장히 유행하던 캠핑이 많이 줄었다. 주말 새벽에 일어나 짐을 꾸려넣고, 지방 가는 데 2시간 이상 걸린다. 온가족이 재미 있자고 떠난 캠핑이 텐트 치고, 불피우고, 돌아오면 허탈해진다. 캠핑이 주는 이벤트적인 재미보다 일상적 재미, 지금 마당에서 벌어지는 것이 훨씬 접근하기 쉽다. ‘톡투유’는 그런 트렌드와 어울린다.”
김제동도 “ ‘톡투유’가 해결책을 구하기는 한다. 그런데 완전히 달라진 점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 김제동은 “가령, 전세집에 물이 새고, 보일러가 터지는데 집 주인이 안고쳐준다면 어떻게 되나? 과거 솔루션은 법에 따라 임차인과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따진다”면서 “하지만 ‘톡투유’에서는 모두 이 케이스를 듣고 생각나는 게 있는지 사람들에게 묻는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물론 여기서 해결이 안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집에는 고쳐주더라’ ‘저 집은 집주인 대 세입자가 8대 2로 부담했다’ ‘우리 집에는 반반 부담해 고쳤다’ ‘그 집주인 인성이 좋다’ 등등 사람들이 얘기하면서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주체가 된다”고 했다.
김제동은 “지금까지의 힐링이 개인의 마음의 자세에 초점을 맞췄다면, 여기서는 사회적으로 제도를 고쳐나가는 재미, 힘을 모아나가면서 방향을 잡고 외로움을 이겨나가는 것이다”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자기문제를 객관화 하거나 해결책이 나오기도 한다. 비정규직이 직접 싸워나가는 사례도 듣고, 부모와 자녀 갈등 얘기를 부모 입장이나, 아이 입장 양쪽에서 들어본다. ‘내 집 앞의 눈을 어떻게 치워요’라는 질문이 과거에 했던 방식이었다면 여기서는 ‘우리 옆집에는 어떻게 치웠는데요’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이민수 PD는 “솔루션이 없는데 사람들이 ‘톡투유’에 계속 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솔루션이라는 방증이다”고 했다.
김제동도 “사람들이 얘기할 수 있는 자체가 가치다. 가치와 목적를 가지고 말한 게 지금까지의 방식이었다. 광장에도 주도세력이 있지 않았나”면서 “정치나 문화가 하는 방식이 주제를 미리 정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면 ‘특투유’는 사람들이 모여 주제를 정한다. 어떤 주제도 좋다. 스스로 눈사람처럼 굴러나가는 것이다. 물론 주로 우리가 사는 얘기를 하는데, 사는 게 비슷한 것 같아도 미묘하게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