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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합병의 후유증일까? 뱅크오브 호프가 심상치 않다.
뱅크오브 호프(행장 케빈 김)의 지주사인 호프뱅콥(나스닥 심볼:HOPE·이사장 고석화)이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1분기 실적보고와 컨퍼런스 콜 일정을 조정했다. 실적보고는 오는 27일로, 컨퍼런스콜은 28일로 각각 연기했다.
실적보고 일정 재조정은 지난달 제출 마감시한을 놓친 연례 종합 실적보고서(10-K) 지연 여파로 풀이된다.
호프뱅콥은 지난달 21일 나스닥 상장심사위로부터 ’2016년 12월 31일로 끝난 회계연도의 ’2016 10-K’를 제출하지 않아 연방증권감독위원회(SEC)에 정기적인 보고서를 시한에 맞춰 보내야하는 나스닥 상장 규정 5250(c)(1)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통지서를 접수해 24일 공지한바 있다.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10-K 제출이 늦어진 것이다.
뱅크오브호프측은 당시 “은행 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BDO 회계법인측이 아직 재무제표 등에 대한 감사를 마치지 못해 제출이 늦어졌다. 최근 금융기관 10-K에 대한 검사 기준이 날로 까다로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윌셔은행과 BBCN의 합병에 따라 처리해야할 서류 분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제출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적발표 시기를 27일로 늦춘 것은 그전까지 10-K 제출을 마치고 재무재표를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많다. 대체적으로 10-K 보고 지연은 회계감사 과정에서 은행과 감사기관인 외부 회계법인이 회계항목및 제반 사항에 대한 의견차를 보일 때 , 즉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생하기 때문이다.
뱅크오브 호프 측이 “10-K 제출이 늦어졌지만 각종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는 것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또 10-K가 미뤄지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10-Q(분기별 재무 보고서) 등도 이슈할 수 없어 여파가 커질 수 있다. 자산이 130억달러가 넘는 금융기관이 기본으로 평가되는 10-K 일정을 못맞춘다는 것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뱅크오브호프는 또 이사진 구성을 두고 내부 세력다툼설이 퍼지고 있다. 뱅크오브호프는 다음달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15명의 이사진에서 2명의 이사를 퇴출할 것으로 알려진다. 뱅크오브 호프 보다 규모가 큰 이스트웨스트가 10명, 규모가 비슷한 캐세이뱅크가 12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사진을 줄이려는 목적이 사실 내부 세싸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뱅크오브호프는 BBCN 출신이 8명, 윌셔은행 출신이 7명이다. 당초 윌셔 출신 이사 2명이 사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되면 BBCN 출신 8명, 윌셔은행 출신 5명이 되면서 양측의 균형이 급격히 무너지게 된다. 이에 고석화 이사장을 비롯,윌셔출신 이사들이 격하게 반발하면서 퇴출 대상 이사는 BBCN 출신 1명,윌셔출신 1명으로 절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호프뱅콥은 17일 오는 28일까지 명부에 등재된 주주를 대상으로 다음달 12일 주당 12센트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실적 보고 연기 후에 나오다 보니 일부에서는 매 분기별로 이뤄지는 배당마저 ‘은행 운영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물타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최한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