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마인드’ 문채원이 장르물에서 연기하는 방법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는 아직은 다소 산만한 감이 있다.

‘비밀의 숲‘은 천천히 진행되어도 숨 죽이며 보게 된다. 예상을 벗어난 반전 효과가 컸다.

반면 ‘크리미널마인드’는 2회까지만으로 볼때 범인이 벌써 밝혀지는 등 빤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드라마라는 원작때문에 리메이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몰입이 되지 않고 산만하게 이어지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여자주인공 문채원의 경직된 연기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극중 NCI (국가범죄정보국 행동분석팀) 행동분석관인 문채원은 치밀하고 섬세한 현장분석전문가로 팀 내 프로파일링을 주도하는 하선우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문채원은 장르물에 임하면서 멜로물을 하던 때와는 차별화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기존 연기와 다르게 한다는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된 것 같다.

연기에 힘이 들어가 계속 경직된 연기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국어책 읽으시면 안됩니다”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냉정한 수사분석가를 표현하기 위해 눈과 입에 힘을 주고, 성질을 내는 모습이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배역과 잘 어울리지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촬영장에서 감독의 OK 사인이 나면 안되는 그런 연기가 수시로 나오고 있다.

문채원이 ‘공주의 남자’(2011년)를 연기할 때도 이 정도로 어색하지는 않았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년)나 ‘굿바이 미스터 블랙‘(2016)처럼 로맨스가 많이 들어가 있는 드라마는 그런대로 소화해냈다.

로코에 익숙해진 여배우가 장르물을 해내려면 기존 이미지, 또는 선입견을 극복해야 한다. 러블리한 로코 연기를 뛰어넘는 그 무엇을 보여주어야 한다. 입 다물고 강하게 연기하는 걸로는 그것을 넘어서기 어렵다.

‘비밀의 숲‘을 보면 검사인 조승우나 경찰인 배두나의 연기는 힘이 빠져있다. 하지만 힘 빠진 연기가 주는 힘은 결코 작지 않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배역과 너무 잘 어울린다. 특히 감정을 잃은 황시목 검사를 연기하는 조승우는 캐럭터 해석을 과도하게 하지 않고, 차분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크리미널마인드’도 문채원이 지금보다 좀 더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직 초반이라 개선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로코건 장르물이건 여주인공에 몰입할 수 없다면 드라마 보는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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