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맨’의 원작격인 ‘우뢰매’는 1980년대 중반 당시 인기 개그맨 심형래가 주연을 맡은 SF 공상과학영화로 공전의 빅히트를 기록하며 한국형 히어로의 출현을 알렸다.
한국 만화 ‘에스퍼맨’ [사진=피규어뮤지엄W], 미국 만화 ‘수퍼맨 언체인드’ [사진=DC코믹스] |
논란은 이번에 ‘우뢰매’를 재탄생시키겠다며 내놓은 ‘에스퍼맨’이 미국 만화 수퍼맨 등의 만화를 베낀 정황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누리꾼들은‘에스퍼맨’의 표지가 미국 DC코믹스의 만화 ‘수퍼맨 언체인드’의 한 장면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표절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에스퍼맨은 ‘우뢰매’의 주인공인 히어로다. 원작에서 심형래가 맡았던 바로 그 역할이다.
‘에스퍼맨’을 제작한 캐릭터 전시관 피규어뮤지엄W측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재만화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돼 36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사업으로 출품된 작품 ‘에스퍼맨’은 지난 4월부터 마감 기한인 6월까지 3개월간 300쪽 분량의 작품으로 급조됐다. 이 작품은 인쇄돼 납품 및 판매 증명원 등을 갖춰 콘텐츠진흥원 측에 제출됐고, 심사를 통과했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3600만원 전액이 환수되는 상황이었다.
작품이 급조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베끼기가 나타난 정황도 드러났다.
이 작품의 작가로 이름을 올린 A씨는 조선일보에 “나는 만화가로 데뷔한 적도 없는 그래픽 디자이너인데 회사 측이 작가 섭외가 어려워지자 작업을 떠맡겼다”며 “3개월 만에 300쪽짜리 원고를 만들어내느라 여러 만화 작품을 트레이싱(베끼는 것)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애초 제작사는 ‘우뢰매’ 원작을 바탕으로 미국 만화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만들고 향후 실사 영화로도 제작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맨’의 ‘슈퍼맨’ 표절 사실이 알려지자 콘텐츠진흥원 측은 지원금 환수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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