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너무 외로워 군중 속에
고독의 술을 먹고 엉엉 울고 있는 내마음
캐내도 캐내도 폐광되지 않는
이 끝없는 욕망은 무엇인가
여자의 욕망
불 확실한 성
밤의 순결 위에 달라붙은 껌
그껌을 떼어 씹는
퇴폐주의 삼류 정신병자
혼자서도 혼자가 아닌 늘 비밀 하나 갖고 싶은
장미촌을 꿈꾸고 있다
얼마나 외로워야 외로워지지 않는
끝이 보일까
-자작시 <불확실한 성>
이 모임 저 모임 여행도 다녀 보았지만 뭔가 답답하고 무거운 듯 어깨를 짓누르는 마음이 찡하다. 무엇 때문에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게다가 타국의 이방인 틈에서 무엇이 이렇게까지 삶의 집념이 나를 압도하는 걸까? 한없이 에고이즘에 빠져든다. 내가 불행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행복을 찾으려고 발버둥쳐보지만 찾기가 힘든가보다.
남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이에게 행복한가라고 물어보면 “행복하기는…?”하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귀족이고 부호였고 연애도 실컷 해본 독일의 문호 괴테도 행복의 절정에 오래 머물렀다 싶었는데 “내 인생에 행복하다고 느꼈던 시절은 4주일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탄하지 않았던가.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디에 붙어있고 어떻게하면 찾을 수 있을까. 가정 안에서 평화를 찾는 것을 행복이라 말한다고 했다.
어쨌든 행복이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노력에 의하여 찾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행복의 방법이 다르고 척도와 조건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이 많아야 한다든가 권세가 있어야 한다고 하며 일류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하며 얼굴이 예뻐야한다든가 현실적으로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이 열린다고 보며 카드빚이나 갚았으면 한다. 불법체류자는 영주권이나 받으면 더 할 나위없이 행복하다고 하니 각각 추구하는 행복이 다를 수 밖에.
나 자신도 빈집에서 땀을 뻘뻘흘리며 힘들게 일을 할때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냉장고 문을 열고 음료수 한병을 꺼내 “아저씨 이거 마시세요” 하고 내밀때 “아이고 이런 천사가 어디있을꼬 “싶어 절로 찬사와 고마움이 솟아난다.
나아가 따뜻한 점심을 내놓는 여주인으로부터 배고플 때 얻어먹는 밥 한숟가락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하루 일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겨울 빗소리를 듣는 행복감도 있다. 아마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 속에 불행의 의식을 껴안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우선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남을 믿지 않으며 욕심을 내는 탓에 불행의 씨앗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별 노력없이 쉽게 돈벌고 남들보다 좋은 집과 차를 갖고 싶어하고 명품만을 고집하며 횡재를 바라는 의식이 있는 한 행복이 들어설 수가 없다고 본다. 행복이란 결국 자기 마음에서 오는건데 나는 지금 행복한 건가? 아니면 호강에 겨워 요강에 빠지고 있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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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시인·핸디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