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연예인 가족을 게스트로 초청하려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최근 KBS1 ‘아침마당’에 연예인 가족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지난 19일에는 개그우먼 이경실과 아들인 연기자 손보승, 지난 26일에는 부녀가수 김종환과 리아킴이 출연했다.

연예인 가족이 ‘아침마당’에 못나올 이유는 없다. 하지만 어떤 대화가 오고가는지는 중요하다.

가수 김종환은 2년간 리아킴과 부녀관계임을 숨겼다고 했다. 이유는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리면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경실이 “(아들 손보승에게) 연기 조언은 해주지만, 오디션을 볼 때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촬영장에도 한번 가 본 적이 없다. 행여나 오해 살까 봐 전화해서 아들 잘 부탁한다는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요즘 연예인 가족에 대한 특혜성 시비를 의식해서인지, 이들은 가족임을 밝히지 않았거나, 연예관계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특혜가 없었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젊은이들은 나가기 힘든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모가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 내 힘으로 했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리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리아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누군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부녀 출연 자체가 특혜 시비에 말릴 수 있다. 손보승도 이제 연기자로 성장하는 초기 과정에 있기 때문에 엄마와의 방송출연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

토크쇼에 연예인 가족을 출연시키려 한다면 최적임자는 하정우-김용건이다. 데뷔하고도 수년간 철저하게 아버지를 밝히지 않았던 하정우에게 배우로 성장한 스토리를 들어본다면 그 자체가 ‘연예인의 자식이 연예계에서 크는 법’의 노하우이자 바이블이 될 것이다. 이건 콘텐츠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이런 출연을 꺼린다.

김종환, 이경실이 각각 딸, 아들과 함께 방송에 나오는 것은 리아킴과 손보승이라는 이름보다는 김종환의 딸이나 이경실의 아들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본인이 안보이고 부모가 보인다. 이건 자칫 자식에게 연예인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쌓이게 할 수 있다.

‘둥지탈출’ 같은 연예인가족예능에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생기는 시대다. 예능 프로그램, 토크쇼 한편에 온갖 사회 현상을 다 집어넣어 생각한다고 말하기 이전에, 왜 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KBS 드라마스페셜 ‘혼자추는 왈츠’를 보니, 동거했던 연인과 취업세계에서도 경쟁을 벌인다는 설정이 눈에 띄었다. 엄청 삭막한 발상이다. 젊은이들간의 멜로 드라마도 이제 이런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만약 KBS1 ‘아침마당’이 앞으로도 매주 화요일 연예인 가족 들을 게스트로 출연시키려면, 콘텐츠가 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비연예인인 시청자에게도 들을만한지를 생각해보고, 연예인 2세 띄워주기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과감하게 섭회 전략을 바꾸길 바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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