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감사절 나들이를 하는 남가주 주민만 400만명이라고 한다. 개솔린 요금은 치솟는데 그 가운데 330만명이 자동차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한다.그러한 분위기와 상관없이 나는 ‘방콕’한 채 TV를 크게 틀어놓고 보거나 외로운 망상의 날개를 펴 낡은 욱신의 그물을 던지듯 설움을 노래한다.
샌페드로 항구의 공원에서 해질녘 황혼을 바라보는 아픈 사람들. 봉사의 겉치레 행사보다 따뜻한 밥과 사랑이 그립다.
외로움을 따뜻하게 덥히는 가족 간의 입맞춤. 한잔의 술. 언제였던가 찐빵처럼 따뜻한 젖가슴의 기억. 분 냄새 나는 여인의 체취를 그리면서 가난한 헝그리 정신이 얼마나 무서운 지 그 뼈저린 느낌을 나는 안다.
일도 안 나가고 골방 속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독방에 수용된 수감자처럼
절망과 슬픔만이 나와 함께 있다
알 속에 갇힌 알 속의 낙원
계란 껍질 속에 들어있는 노른자위처럼
이 골방이 나를 포태하고 있다
슬픔이 나를 임신하고 있으니
부드러운 양수막을 만져보며
누군가를 불러본다
어머니 엄마라고
자는 것도 지겨워 머리는
쥐 덫에 채인 갓처럼 천정만 뚫고 있다.
채 개키지 않은 이불 위에 널부러진 노트 쓰다 만 문자들
캐도 캐지지 않는 폐광처럼
이 끝없는 절망은 무엇일까
백지 위에 낙태되어 던져버린 내 언어들
정자뭉치들이
만신창이가 된 내 사랑처럼 이 영원한 백지 위에 서 있다
슬픈 어머님이 나를 임신하고 난 그렇게
조용히 견디고 있다가 노른자 위로
성불하고 싶어요.
-자작시 <날아라 몽상이여>
마치 막차를 기다리는 영동선 간이역 매케한 톱밥 난로. 달아오르는 숨결과 기침소리. 추석 볏짚가리 속 맞닫아 번진 체온. 한웅큼의 사랑.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럽고 따스한 내 혼의 무게를 느끼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순한 권태로움에 스와핑까지 꿈꾸어보던 나의 변태여. 이젠 거미줄에도 가벼운 눈물의 무거움, 남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대수로운 삶의 욕망. 치맥에 거품같은 것. 부끄럽고 부끄럽다. 저물어가는 2017년 세월아. 보수냐 좌파냐 이슈 속에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욜로(Yolo)냐 솔로(Solo)냐 겉보기엔 좋아도 순간이 부끄럽다. 그래봤자 삼십촉 백열등만큼이나 열정을 지니고 있었으면 하는 망상과 열등감에 한심해진 나의 유치한 몽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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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태/시인·핸디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