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한과 안순진은 일반적인 멜로드라마 속 남녀주인공과 첫 만남부터 달랐다. 첫 눈에 찌르르 가슴이 뛰는 사랑에 빠진 것도, 티격태격하다가 어느새 정이 든 것도 아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메말랐다고 믿는 두 어른 남녀가 각자 다른 이유로 마주했고 서서히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다. 남자는 이 감정을 죄책감이라 생각했고, 여자는 ‘사랑하는 척할 뿐’이라고 착각했다.
섬광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은 아니지만, 이들을 감싼 것은 분명 사랑이었다.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랑. 하지만 이들에게 마냥 행복한 사랑은 허락되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이어진 슬픈 운명의 굴레가 이들을 묶고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손무한에게는 남아 있는 시간도 길지 않다. 이들의 슬프고도 아픈 상황에 시청자들은 절로 눈물을 떨구게 된다.
‘키스 먼저 할까요’ 매회 방송이 끝난 직후 많은 시청자들이 “손무한 제발 살려주세요”, “손무한 안순진. 부디 사랑하게 해주세요”, “두 사람이 행복해지기만을 바랄 뿐”, “가슴이 먹먹하다. 무한 순진 앞에 꽃길이 있기를”, “둘이 꼭 행복한 사랑 하게 해주세요” 등 극중 손무한, 안순진의 사랑을 응원하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두 인물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은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극중 인물 그 자체가 되어 열연을 펼쳐준 감우성, 김선아 두 배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몰입도를 끌어 올린 것이다. 덕분에 안방극장은 마치 자신의 사랑인 것처럼 극중 인물들에 이입하고 지켜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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