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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의 금종국 최고 경영자(이하 CEO)가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한미은행의 지주사 한미 파이낸셜은 15일 “금종국 CEO가 내년 5월 은퇴한다”며 “이에 바니 리 수석 전무를 행장(President)으로 승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 발표의 핵심은 두사람의 직책을 각각 CEO와 행장으로 명시했다는데 있다. 한인은행의 경우 보통 행장=CEO가 되는데 이를 2개 직책으로 분리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바니 리 수석 전무가 본격적인 경영자 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 CEO의 업무는 내년 은퇴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되지만 리 수석전무의 직책이 행장으로 승격됨에 따라 은행 경영에 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미은행의 노광길 이사장은 “한미은행의 성장을 위해 헌신한 금종국 최고경영자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행장으로 승진 발령된 바니 리 수석전무는 지난 5년간 금 행장과 함께 한미은행이 지역 로컬 뱅크를 넘어 타 인종 마켓으로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한 핵심 인물로 은행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가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예상 밖의 은퇴소식을 밝힌 금종국 CEO는 “미 한인사회의 경제적 기둥이 되는 한미은행의 행장으로 재직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은퇴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왔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 내년 은퇴 시점까지 바니 리 전무와 함께 은행이 원할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행장으로 승진 발령된 바니 리 현 수석전무는 지난 2013년 8월 한미은행의 수석전무(Senior Executive Vice President)겸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on Officer, COO)에 임명돼 그간 은행의대출, 예금 확대 및 마케팅과 광고의 대한 전반 업무를 책임져 왔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되기 이전에는 나라은행에서 최고대출책임자(CCO)를 비롯해 여러 직책을 역임했으며 신한뱅크아메리카 서부지역 디렉터이자 리저널책임자로도 일한 경험이 있다. 이후 BBCN뱅크에서 최고운영책임자이자 수석전무로 일했으며 행장 공석중에는 행장 대행을 맡아 일한 바 있다.
바니 리 행장은 “지난 5년간 금 행장과 손발을 맞추면서 은행의 운영전반에 대해 많은 것을 체험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 성장을 위한 모든 플랜을 순조롭게 실행해 나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은행권의 관심은 금 CEO의 조기 은퇴 이유에 쏠리고 있다. 금 CEO의 은퇴시기가 보장 임기 보다 1년 이나 빠른 시점인 것은 물론 내외적으로도 금 CEO의 조기 퇴진에 대한 아무런 조짐이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실제 금 CEO는 지난해 5월 계약 연장에 합의하며 그 임기를 오는 2020년 6월 12일까지로 3년 연장했고 당시 행장과 이사회 모두 거부하지 않을 경우 임기가 1년 자동 연장된다는 조건까지 삽입했다. 그런데 계약 연장이 불과 1년 지난 시점에서 조기 은퇴를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 은행권 인사들은 금 행장의 조기 퇴진을 대형 M&A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타 은행과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금 행장의 역할에 대해 이사진과 금 행장간 이견이 커졌고 결국 조기 퇴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M&A를 이유로 은퇴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은 실제 금 CEO가 빠른 시간내에 M&A를 마치면 자발적 조기 은퇴보다 훨씬 많은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