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8화만에 순간 최고 시청률 10.6%로 두 자릿수를 돌파하고, 이제는 평균 시청률도 두자릿수가 기대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부회장과 여비서 사이에 발생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자칫 젠더 감수성 논란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남녀의 비대칭성을 균형있게 잘 활용해 설렘지수만 높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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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설정과 컨셉이 식상하다. 하지만 호감 가는 남녀배우들이 연기까지 잘하니 그 ‘맛’이 달라졌다. 영준과 미소간의 ‘꿀케미’가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간의 케미는 비주얼로만 생긴 게 아니다. 주거니 받거니를 참 잘한다. 통상 로맨틱 코미디는 남주(남자주인공)가 혼자 떠든다거나 하는 등 한 사람이 리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김비서가 왜 이럴까’에서는 둘 다 윈윈하는 양상이다.
처음에는 나르시시스트로 수트빨이 잘 받는 재벌2세 박서준의 ‘츤데레’로 재미를 만들더니, 이제는 귀엽고 호감도 높은 박민영의 미소로 유인한다. 박민영의 눈빛은 사랑 그 자체다. 그녀가 배시시 하고 웃음을 지으면 ‘체험 멜로’ 효과가 나타난다. 정돈된 여성이 웃거나 할 때는 그 힘이 더욱 커진다.
박서준은 어릴 때 트라우마로 눈을 감으면 귀신이 보이고, 그래서 키스를 제대로 하지못했다. 박서준이 키스를 잘 못하면 박민영이 키스를 해주면 된다. 김미소는 이영준의 ‘트라우마 제거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따지고 보기보다는 아빠 미소, 엄마 미소, 삼촌 미소, 이모 미소를 하며 볼만한 드라마다.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골치 아픈 장르물과는 다른 제품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퇴사밀당로맨스를 보여주었지만, 앞으로는 쌍방로맨스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은 숙명적인 관계가 암시됐다.
박민영이 어린 시절 유괴당했을 때 자신을 지켜준 오빠가 영준(박서준)의 형 성연(이태환)으로 알고 있다. 박민영은 자신에 대한 첫번째 배려남을 오랫동안 찾아왔다. 그런데 유괴당할 때 있어야 할 발목을 묶은 흔적의 상처는 성연에게는 없고 영준에게만 있었다.
박서준 가족은 표면적으로는 제 자리로 돌아온 듯하지만, 문제를 지니고 있다. 사랑만이 이를 치유해줄 수 있다. 사랑하려면 숨김이 없어야 한다. 영준의 친구인 유식(강기영)은 영준에게 제대로 사랑하려면 “마음의 빤스까지 다 벗어던지라”고 충고한다.
박서준은 잘난 척을 하고 완벽한 남자 같지만, 박민영과의 쌍방로맨스로 비로소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밀당에는 거의 천재적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는 박민영이 있는 한 그렇게 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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