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자체 분석한 주인기 요인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NS가 방탄소년단 인기 주요인이 되었다고 하신다면, 그건 틀렸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은 음악과 퍼포먼스, 메시지에 집중하고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그런 걸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셨다. 그런 다음에 SNS를 찾아보시고 좋아해주신 거지, SNS만 보고 저희를 좋아하시지는 않았을 것이다.”(슈가)

방탄소년단이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수많은 곳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요인들을 찾으면서 SNS 소통을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던 데 대한 반박이었다.

RM도 “슈가 말이 맞다. ‘아이 니드 유’(I NEED YOU) 이전은 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도가 낮은 시절이었고, 그 이후로 청춘을 이야기한 ‘화양연화’ 시리즈를 내면서 잘됐다고 보시는 게 외부의 시각이라면, 제가 보기에는 일관성 덕분 같다. 우리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얘기를 했다. 10대때는 그게 학교였고 20대때는 청춘이었다. 그게 쌓이다 보니까 이렇게 온 것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RM은 “본질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 방탄소년단의 완결판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담긴 콘서트다. 이제 대중은 굉장히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진심과 진심이 아닌 것을 구별한다”면서 “진심을 전달하되 이걸 똑똑하게 전달하는 건 어렵다. 우리는 본업에 충실하면서 SNS를 통해 진심을 좀 더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6년 차를 맞은 방탄소년단은 지난 24일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를 발표하며 2016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 ‘IDOL’은 뮤직비디오 최단기간 7500만뷰를 기록하며 흥행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유튜브 24시간 내 최다 조회수 1위를 기록했던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룩 왓 유 메이드 미 두’가 세운 종전 기록(4320만뷰)을 넘어섰다.

음악적으로 사우스 아프리칸 비트 위로 국악 장단과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등 추임새가 겹쳐지고, 트랩 그루부의 랩을 EDM 리듭 소스가 받쳐준다. 뮤직비디오에는 사바나와 북청 사자놀이 이미지, 하위문화적 그래픽 효과와 유로-아시안 건축 및 한국 전통 양식이 섞여있다.

제이홉이 말했듯이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나는 나 자신이며, 그런 나를 사랑한다’는 가사는 방탄소년단이 진정한 나로서 이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제이홉은 “한국적인 것과 글로벌한 게 다 담겨있다”면서 “아프리카와 탈춤이 잘 어우러진다”고 했다.

RM은 “얼쑤 등 한국적인 추임새가 들어간 것은 우연이다. 장난처럼 넣어봤는데 소속사에서 반응이 좋았다. 어릴때 판소리를 들어서인지 자연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이 이날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축제’였다. 슈가는 “축제 같은 느낌이다. 방시혁 PD님과 저희들은 많은 대화를 한다. 작업하다 보면 저희도 인간적으로 성장한 느낌이다”고 했다.

지민도 “사람들에게 너 자신을 사랑하라고 해놓고 정작 나 자신은 그러질 못했다. 혼자 술먹고 방에 들어가 이상한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스스로 모질게 구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제 멤버들과 나 자신을 믿고 좋은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살겠다”고 전했다.

뷔는 “공연을 하다보니 점점 팀워크가 좋아진다. 슈가가 날 들고 내려놓는 동작이 있는데 완전히 내려올 때까지 손을 대고 있다. 2년전에는 그러지 않았다. 합이 잘 맞다”고 말했다.

RM은 “우리는 어린 나이에 이슈를 던지고 고민해보자는 거다. 축제란 준비는 엄청 하지만 금방 지나가고 쓰레기는 많이 남는다. 삶이 그런 거다. 행복은 금세 지나간다. 그래서 스스로 사랑하자. 인생은 축제여야 한다. 짧은 순간을 즐기자다”고 했다.

학교 3부작, 청춘 3부작, 러브유어셀프 기승전결 시리즈까지 이어온 방탄소년단은 일관성 있는 팀답게 다음 연작도 숙고중이다. RM은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감동받았다. 제가 이 세상에 어떻게 소속되고 연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고 회사와도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똑똑하기도 하지만 머리를 참 잘 쓰는 것 같다.


방탄소년단은 25일과 26일 저녁 LOVE YOURSELF 서울 콘서트를 열고 16개 도시 33회 공연 투어(총 79만 관객)를 시작했다. 이틀간 총 9만여명의 관객이 자리를 메웠다. 각 지방에서 ‘아미’들은 버스를 대절해 오기도 하고 개인 단위로 오기도 했다. 외국 관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공연장 입구에 도열한 ‘굿즈’를 열심히 구입했다. 이들이 지닌 야광봉 ‘아미밤’은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하면 주최측에서 만든 중앙제어시스템에 의해 음악에 맞춰 수시로 불빛 색깔이 바뀌는 장관을 연출했다.

진은 “첫콘서트를 2014년 2000석 규모의 악스홀에서 열었는데,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정국은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게 되다니(너무 흥분해 오투를 투오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IDOL’ ‘I NEED YOU’ ‘DNA’ ‘FAKE LOVE’ ‘MIC Drop’ ‘So What’ 등 총 27곡을 불렀다. 공연내내 7명의 멤버는 아미들과 하나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무대에서 점점 힘을 모아 터뜨리는 절묘한 지점을 알고있는 듯했다. 비디오에서 설명하듯 보여주고, 이어지는 이들의 솔로 무대도 감정이 잘 실린 각별한 무대였다. 이날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팝 시장의 보편성을 획득한 이유가 설명이 되는 자리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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