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홍보한다” 미국진출 프랜차이즈업체…광고엔 일본 ‘게이샤’ 사진

감자탕전문점 ‘이바돔’…홍보에 일본전통의상 입은 여성 게재

“한국 이미지 훼손” 비판

개점을 앞두고 있는 이바돔 미국 지점의 광고 사진. [페이스북 ‘Jeju island koeran BBQ’ 계정 캡처]

개점을 앞두고 있는 이바돔 미국 지점의 광고 사진. [페이스북 ‘Jeju island koeran BBQ’ 계정 캡처]

감자탕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액 1위 브랜드인 이바돔이 “한국 음식을 미국에 홍보하겠다”며 미국 진출을 선언했지만, 정작 현지에서 부적절한 광고 탓에 “한국 이미지를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음식을 홍보하며 게이샤 등 일본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업체는 뒤늦게 해당 광고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매출액 기준 국내 감자탕 업계 1위인 (주)이바돔은 지난 2016년 미국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음식 프랜차이즈를 미국에서 성공시키겠다며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바돔은 버지니아와 라스베가스에 부지를 선정하고 매장 개설을 추진했다.

특히 라스베가스 지점은 이바돔 측이 단일 매장으로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한식당을 만들겠다며 “한식을 대표하는 코리안바베큐(Korean BBQ)를 알리겠다”고 밝혔던 곳이다. 그러나 개점을 앞두고 현지 법인이 지난 7월부터 내세운 광고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글이 현지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광고는 이바돔이 현지 외식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라스베가스 지점 광고로 상호명은 ‘Jeju island koeran BBQ’이지만, 실제 광고 이미지는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얼굴에 흰 화장을 한 일본 여성의 모습 등이 들어갔다.

광고가 계속되며 현지 교민들은 “한식당을 홍보한다면서 오히려 일본 이미지를 사용해 주변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아예 해당 SNS 계정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경우도 있었다. 이바돔의 미국 진출을 도왔던 현지 에이전트조차 “문제가 될 수 있는 광고”라고 말했다.

광고 논란에 대해 이바돔 측은 “이런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 줄 몰랐다”는 입장이다. 현지업체와 미국법인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정확한 광고 내용을 국내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현지에서 이런 광고가 나가고 있는 줄 몰랐었다”며 “현지 협력업체에 광고 내용을 바꿔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반면, 현지에서 일본 음식점을 이미 운영하고 있는 협력업체 측은 “이바돔 미국법인과 논의를 거친 사안”이라며 “이미 운영하고 있는 일식집과 매장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 미국법인에 홍보 내용에 대한 설명을 이미 했다”고 주장했다.

라스베가스에 앞서 진출을 추진했던 버지니아 지점은 아예 불법 논란이 일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애초 미국 내 첫 매장으로 추진했던 버지니아 지점의 경우 불법 공사 논란으로 현지 업체와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창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8월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당국이 불법 개축 혐의가 있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현지 당국은 “매장 인테리어 공사 도중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불법 구조변경이 감독관을 통해 확인됐다”며 “현재 모든 공사 관련 허가가 취소돼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사가 중단되며 피해액이 커지자 이바돔 현지 법인은 “건물주가 불법 공사를 주도했다”며 현지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건물주 측은 “이바돔 측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해놓고 불법 지하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맞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이바돔 측이 1심에서 승소했지만, 현지 사업자 측이 항소하며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다.

강문규·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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