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비염이나 코알레르기(알러지는 표준어가 아니란다) 를 치료하는 약재로는 보통 목련의 꽃봉오리인 신이(辛夷)와 창이자(蒼耳子)라는 약초를 사용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의원에 가면 비염을 치료하는데 이 약초들을 주로 사용한다. 그만큼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또 그 효과도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교적 근래에 이 비염같은 코질환에 대해 새로운 약초가 한방에서 아주 활발히 연구되고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불식초라는 약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약초가 새롭게 발견된 약초라는 얘기가 아니라 특별히 어떤 처방에 들어가는 약초는 아니라는 말이다. 혹 이 칼럼을 읽는 한의사들이 있다면 대부분 동감하실 것이다.
아불식초는 시골 밭고랑 같은 데서 자라는 한해살이 풀로 땅에 붙어서 무리를 지어 자라는 습성이 있는, 한마디로 들풀 중 하나이다. 중대가리풀이라고도 하고 또 석호유라고도 불리는데 중국에서는 거위가 먹지 않는 풀이라고 해서 ‘거위 아(鵝)’ ‘먹지 않는 풀’(不食草)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어느 TV프로그램에서인가 축농증 치료를 한다면서 환자 앞에 대야를 놓고 어떤 액체에 면봉을 담갔다가 콧속에 넣자 잠시후 콧속에서 콧물같은 액체가 쏟아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으리라. 그 약물의 주원료가 바로 이 아불식초이다. 그만큼 효과가 강해서 실제로 신선한 아불식초를 콧속에 넣기만해도 재채기를 동반하면서 콧물이 나오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아불식초의 주된 효능은 감기 천식 등 폐와 관련된 질환과 관절통 근육통 등 각종 통증에 좋으나 뭐니뭐니해도 으뜸은 역시 코질환에 아주 효과적이다. 코질환은 대개 염증은 치료할 수 있어도 숨을 쉬기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는 여러 인자 때문에 완치는 어려운데 아불식초는 체내 면역을 끌어올려 거의 완치수준까지 이르게 한다는 것이 근래 임상연구에서 나온 결과이다.
앞에서 언급한 비염치료에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신이라는 약초와 아불식초를 1:1의 비율로 달여서 먹는 방법이 있다. 비교적 용이하고 달이기도 쉬워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만약 비염이 심한 분이라면 이 달인 액체를 콧속에 넣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자칫하면 콧속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 두 약초를 달인 물을 끓이면서 그 김(steam)을 코로 들이마시는 방법을 더 추천한다. 이때 두 약초의 사용량을 조금 증가시켜서 그 김만 쐬고 마시는 것은 삼간다. 이렇게 하루에 틈나는대로 그 김을 쐬면보통 3~4일안에 좋은 효과를 볼수 있을것이다.
이 약초의 사용용량은 보통 6~9g을 사용하나 코로 그 김을 쐬일 때에는 18~27g정도를 쓰면 무난하겠다. 다음은 감기로 인한 코막힘에 좋은 아불식초를 사용한 처방하나를 소개한다.
승마 ·갈근· 백지· 진피· 아불식초· 신이를 각 6g씩 준비하고 생강 3쪽과 보통 물 500 cc를 넣고 끓이다가 물이 펄펄 끓으면 위의 약초들을 넣고 바로 불을 끈다.
5분 정도 있다가 색깔이 우러나면 뜨거울 때 바로 마신다. 절대로 오래 끓이면 안된다. 30분에서 45분 정도가 가장 알맞다. 위의 처방 3첩이면 보통 심하지 않는 감기는 다 좋아진다.
김성진/중방의가 한의원 원장 ◇ Joong Bahng Acupuncture & Health Supplement(8345 Garden Grove Blvd., suite 101, Garden Grove, CA 92844) ▲문의전화:(714)530-3187/Fax: (714)922-9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