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캐디들이 흰색 점프슈트를 입는 이유

마스터스 캐디들이 의무적으로 입어야 하는 점프슈트 스타일의 캐디복. [사진=masters.org]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10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55야드)에서 열린다. 올해 출전선수는 95명이며 한국선수로는 안병훈과 임성재, 김주형이, 교포선수로 이민우(호주)와 마이클 김(미국)이 출전한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백을 메는 캐디들은 의무적으로 흰색 점프슈트 스타일의 캐디복에 초록색 모자를 써야 한다. 이는 1940년부터 시작된 전통으로 노란색 마스터스 로고와 함께 ‘명인열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가 됐다.

이런 아이디어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공동 설립자이자 클럽 회장이었던 클리포드 로버츠에 의해 시작됐다. 1930년대 초반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캐디들은 별도의 캐디복이 없었다. 갤러리인 패트론과 비슷한 복장을 했다. 로버츠 회장은 대회 기간중 캐디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판단해 1940년부터 캐디들에게 유니폼을 입히자고 제안했다.

초창기 캐디들의 유니폼은 파란색 데님을 사용해 제작됐다. 그러다 1940년대 후반부터 흰색 점프슈트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점프슈트는 무겁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20kg에 가까운 골프백을 메고 코스 곳곳의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려야 하는 캐디들에게 좋지만은 않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캐디였던 스티브 윌리엄스는 날씨가 덥다고 점프슈트의 상의를 내렸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오늘날의 캐디 점프슈트는 가볍고 시원한 폴리에스터 65%에 면 혼방 30%의 소재로 만들어진다. 대회 주최측은 경기가 끝나면 일괄 수거해 세탁후 다음 날 다시 나누어준다. 캐디의 점프슈트 뒷면에는 선수의 이름이 박혀 있으며 오른쪽 가슴엔 클럽 로고가, 왼쪽 가슴엔 초록색 숫자가 새겨져 있다. 숫자는 캐디복 마다 다른데 이는 선수의 체크인 순서를 의미하며 1번은 디펜딩 챔피언에게 배정된다.

캐디 점프슈트의 번호중 89번은 행운의 숫자로 통한다. 1965년 대회에서 우승한 잭 니클러스가 89번을 달고 우승했으며 이듬 해인 1966년에도 아들을 캐디로 대동한 채 출전해 우승했는데 디펜딩 챔피언을 의미하는 1번 대신 89번이었다. 2016년 우승자인 대니 윌렛(잉글랜드)과 2017년 우승자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캐디 점프슈트 번호도 모두 89번이었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은 1983년 이전에는 의무적으로 오거스타 내셔널의 하우스 캐디를 써야 했다. 하지만 1984년부터 이런 제한이 풀렸다. 흰색 점프슈트를 입은 자신의 전문 캐디와 함께 코스를 누빌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골프대회에서도 점프슈트를 도입했던 대회가 있었다. 지난해까지 한화그룹에서 개최한 KLPGA투어 한화클래식이다. 한화그룹은 대회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캐디들이 점프슈트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 규정을 만들었다. 대회가 개최되는 시기가 한창 더운 여름철이라 캐디들에 대한 배려로 점프슈트를 엠보싱 소재에 반팔과 반바지로 만들어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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