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근교의 한 교회 마당 앞에 쌓아 놓은 눈 더미 속에서 놀다 사망한 한인 어린이 가족에게 미국 전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에 올라온 현지 방송 캡처.
시카고 근교의 한 교회 마당 앞에 쌓아 놓은 눈 더미 속에서 이글루를 만들며 놀다 눈에 파묻혀 숨진 한국계 미국인 에스더 정(12) 어린이의 가족에게 미국 전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개설된 정 양 가족 후원 캠페인(In Loving Memory of Esther Jung)에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30분 기준 총 2만6486 달러(약 3000만 원)가 모였다.
정양의 가족 측근인 레이몬드 리 씨가 정 양의 장례비용 마련 등을 돕기 위해 개설한 페이지에는 미 전역에서 490여 명이 방문, 작게는 1~2 달러부터 많게는 1000 달러(약 110만 원)까지 뜻을 보탠 결과다.
기부자들이 정 양 가족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위로의 글도 잇따라 올리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공유된 횟수만 2300회 이상으로 나타났다. 리 씨는 애초 모금 목표액을 2만5000 달러로 설정했다가 5만 달러(약 5600만 원)로 상향 조정했다.
정 양은 사고가 발생한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알링턴 하이츠 소재 로뎀 교회(Rothem Church) 담임 목사의 삼남매 중 막내딸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 어른들이 교회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친구 신모(9) 양과 함께 교회 마당으로 나가 제설작업으로 한쪽에 쌓아 놓은 눈 더미를 이글루로 만들어 놀다 갑자기 무너져 내린 눈 속에 파묻혔다.
신 양은 가슴까지만 눈에 묻힌 상태로 소리쳐 도움을 요청했으나 주위에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두 어린이는 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다 한 시간 가량 지난 후에야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정 양은 두 시간 만에 질식 및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한편 정 양과 함께 발견된 신 양은 병원에서 저체온증 치료를 받고 지난 21일 퇴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