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대출 영업 경쟁 한인은행권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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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xels.com>

“솔직히 그 목표를 채울 수 있다고 보는 걸까요?”

한 한인은행 SBA 대출 담당자의 말이다.

최근 한인은행들이 미중소기업청(SBA) 융자 노트 매각 프리미엄 회복세에 따라 다시 SBA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문제는 은행 수뇌부와 내부 직원들의 시선이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수뇌부들은 매각 프리미엄 회복 및 상업용 부동산, 소비자 대출 등의 둔화에 따라 SBA 융자 환경이 다시 개선되고 있다며 인력충원, 타주 대출 사무소(LPO) 확대 등을 통해 은행의 수익성을 최대한도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한때 4% 초반 대까지 떨어졌던 SBA 매각 프리미엄은 어느새 8%를 지나 예년 평균인 10%를 향해 가고 있으며 연준의 기본 금리 인상에 따라 몰려들던 SBA 융자 조기 상환도 크게 감소했다. SBA 노트 매각을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SBA 부서 실무자들은 경영진과 생각이 다르다.

SBA가 기타 대출에 비해 리스크가 낮고 프리미엄과 이자율도 오르고 있다지만 현 시장상황과 업무 여건 등을 고려하면 경영진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한인은행의 SBA 대출 부서 직원은 “최근 SBA 시장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느낌이 없다. 실물 경기가 SBA 대출 증대로 이어질 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라며 “여기에 한인은행간 론 오피서 빼가기 경쟁으로 업무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별로 없어 일이 들어와도 제대로 처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미 대형은행 등 타 금융기관과의 경쟁도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하다”라고 한숨지었다.

그는 “더 골치 아픈 부분은 경영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밀어붙인다는 것”이라며 “불과 몇개월 전만해도 대출 증가 보다는 현상 유지가 바람직하다며 몸을 사리라고 하더니 갑자기 목표치를 거의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려 제시하고 있다. 내부 직원 모두 목표치를 보고 의욕을 내기 보다는 ‘이건 안돼’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라고 전했다.

은행 내부 직원들의 볼멘 목소리를 전해들은 B은행의 한 임원은 “사실 대출 증대를 위한 다른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최근 SBA 부서를 좀 과하게 몰아 붙인 것도 사실”이라며 “목표치를 높게 세운 것은 실제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보다는 동기 부여를 통해 최저 목표치를 올리려는 심리 작전이다”라며 “잦은 직원이탈 등 다른 불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인센티브 지급이나 향후 기본급 인상 등 결과에 대해서는 후하게 보상해 충분히 일한 보람을 느끼게 할 계획”이라고 원칙적인 말을 되풀이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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