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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으로 남는 것이 더 편하죠”
베테랑 한인 부동산 브로커 N 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가주 주의회를 통과한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법안(AB 5)에서 부동산 브로커 (에이전트 포함)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AB5 법안이란 기업이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고용한 ‘긱-이코노미 (gig-economy)’ 노동자를 정규 직원으로 전환하는 법안으로 우버나 리프트 등 ‘라이드-쉐어 (ride-share)’, 건설업, 트럭운송, 청소 용역, 의료 서비스, 어업, 그리고 네일샵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적용된다. 정규직의 기준을 ▲업체 업무의 핵심 사업 진행 여부 ▲고용주의 업무 지시 여부 그리고 ▲근로자가 개인적인 사업체를 운영하지 않는 것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그간 고용직이던 절대 다수의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다.
법안 통과로 약 100만명에 달하는 정규직 전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오버타임, 산재 보상, 실업보험, 그리고 유급병가 등의 혜택이 적용돼 계약직 노동자 및 시민단체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계약직인 부동산 브로커들이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N 씨는 “부동산업은 사실상 개인 비즈니스다. 고용주의 세부적인 업무 지시와 관리, 정시 출퇴근 없이, 에이전트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간만큼 일해 그에 따른 건당 수익을 챙기기 때문이다. 만일 에이전트를 정규직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게 되면 시간적인 자유는 물론 업무지시 및 분담, 비용 계산 및 수익 배분 등에서 엄청난 문제가 생기고 이에 따른 법정 소송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브로커지에 몸담고 일하는 에이전트는 물론 브로커지를 운영하는 책임 브로커 또한 이번 정규직 적용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인터넷 플랫폼 발달 등으로 거래 마진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 직원에 대한 복지(의료보험 등 포함) 비용이 더해질 경우 상당수의 브로커지가 문을 닫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N씨처럼 17만 회원을 보유한가주부동산중개인연합(CAR)과 리맥스, 센츄리 21, 힐튼&하일랜드 등 유명 브로커지 또한 부동산 브로커의 정규직 전환 제외를 반기고 있다. 세금 면에서도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대다수 에이전트들의 응답이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경우 차량 이동, 인터넷 사용, 광고비 사용, 오피스 물품 구입비 등 다양한 항목을 적용해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일 정규직으로 전환돼 W-2를 받게 되면 거래 건수가 많은 우수 에이전트일 수록 오히려 수입이 더 줄어들 수 있으며 근무 시간에 따라 정규직과 파트타임 등을 나누는 것도 어려워지고 이와 관련한 브로커지와 소속 에이전트간의 세금 분담 여부도 복잡해진다.
한편 AB5 적용 대상인 우버나 리프트 등의 기업들은 “이번 법안 통과로 인건비 부담만 최소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의회 및 각 지역 노조 등과 법안 면제를 인정받는 대신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절충안을 협상함과 동시에 90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이 사안을 내년 주민투표에 부치는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최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