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 [연합=헤럴드경제]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과 까다로운 유럽과 영화 산업의 심장인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로맨틱코미디부터 특화된 장르물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K-드라마가 한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보여준다는 외신의 극찬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외신이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높은 평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스페인의 주요 매체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소프트파워에 대한 집중조명했다.
현지 일간 ‘엘 파이스(EL PAIS)’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아이콘(ICON)’ 4월호는 ‘문화강국은 이렇게 만들어진다’라는 제하의 한국 문화 특집 기사를 4개면 전면에 걸쳐 게재했다.
일간 ‘엘 파이스’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아이콘’은 “한국은 김치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라며 “이런 한국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상을 휩쓸고, 전 세계 최대 팝 밴드를 양성하고, 생동하는 예술을 갖게 된 것은 단지 시간 문제였을 뿐이다”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이어“한국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플라즈마 스크린뿐만 아니라, 활력과 매력, 다양성으로 점철된 문화산업을 수출한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수출규모 세계 6위인 한국의 위상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라며 “소프트파워라 불리는 얄미울 정도의 매력으로 무장한 한국이라는 강적 앞에, 심지어는 ‘자유주의의 엘리트’로 여겨지는 할리우드도 항복했다”라고 소개했다.
영화 ‘기생충’ |
이 매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심장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차지한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특히 영국 BBC 특파원 로라 비커(Laura Bicker)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은 ‘이례적인 반환점’이자, 한국영화가 지난 20년 간 증명해온 ‘역동적 성장’의 결과”라며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마침내 서구 영화시장에까지 진입했음을 증명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괴물’, ‘부산행’과 같은 이전의 흥행작들이 세계 장벽을 부수고 미리 기반을 다져 놓았기에, ‘기생충’이 비로소 전 세계 영화 수도인 미국에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류’가 인구 5100만 명의 한국의 뛰어난 자국문화 수출 능력을 총칭하는 개념임을 밝히며, K-팝과 한국영화, TV 드라마, 현대미술 등의 세계적인 약진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의 경우“독창성과 탄탄한 구조 덕분에 수출이 용이하며, 이국적 매력과 함께, 모던하고 도시적이고 코스모폴리탄한 이미지를 균형 있게 조합해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NBC / Nathan Congleton 제공] |
‘한류’의 중심축이 단연 ‘K-팝’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적인 스페인 현지 언론까지 사로잡은‘BTS’와 ‘블랙핑크’의 사례를 소개하며, “K-팝 열풍이 공식적인 유행 레이더를 지나자마자, 스페인에도 상륙했다”고 판단했다.
이 매체는 아르헨티나 언론인 마누엘 콘트레라스(Manuel Contreras)를 인용, “‘BTS’를 두고차가운 공식으로 다져진 세계 최대의 팝 밴드”라고 표현했다. 또한 “하이브리드한 음악과 팬덤 및 전형적인 틀과 상반되는 이미지에 대한 관리”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블랙핑크’에 대한 소개도 눈길을 끌었다. 이 매체는 ”상이한 국적의 여성 멤버 4인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한국밴드로는 최초로 코첼라(Coachella) 무대에 서며 전통의 틀을 깼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 디렉션’의 유튜브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해 5월 블랙핑크의 바르셀로나 ‘팔라우 산 조르디 공연장’ 콘서트 당시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긴 줄을 만들었고, 이를 오만한 로컬 언론사들도 취재열기를 올렸다”고 주목했다.
또한 이 매체는 스페인에선 이제 막 발간된 소설 ‘아몬드’의 작가 영화감독 손원평,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위시로 해외로 근거지를 확장하고 있는 엘리트 스포츠인들, 막강한 비디오게임, e-스포츠 산업, 발효된 배추와 마늘, 양파, 생강의 예술로 점철된 독보적인 미식문화와 세계적인 성공이 이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한국 소프트파워의 파노라마를 완성한다. 한국은 그 어떤 군대도 없이 지구를 침략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