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투병’ 유상철 전 감독, 결국 하늘로 떠나

‘한일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감독이 췌장암 투병끝에 7일 숨졌다. 사진은 2002년 6월 2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헤딩하는 유상철. [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영웅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암 투병 끝에 7일 숨졌다. 향년 50세.

인천 구단에 따르면 유 전 감독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사망했다.

유 전 감독은 인천 사령탑에 있던 지난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유상철 전 감독. “꼭 돌아오겠다”는 그의 마지막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연합]

유 전 감독은 투병 중에도 벤치를 지키며 그해 인천의 2부 리그 강등을 막아냈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고 투병에 전념해왔다.

인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투병 1년 8개월여 만에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D조 한국의 첫경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황선홍(오른쪽)의 선취골에 함께 기뻐하는 유상철(가운데)[연합]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던 유 감독은 울산 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거치며 12년간 프로 생활을 한 후 2006년 울산에서 은퇴했다.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낸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축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기록은 122경기 출장 18골이다.

2006년 5월 열린 국가대표 은퇴식에 참석한 유상철. [연합]

한편 50세의 이른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별세 소식에 축구 팬들은 SNS 공간을 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추모의 글로 남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유 전 감독의 영면 소식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알리자 1시간 만에 2천500여명의 팬들이 추모의 글을 남기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유 전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로 당시 히딩크호 전술 활용의 핵심 역할을 맡아 많은 팬을 보유했던 만큼 ‘SNS 추모 행렬’은 더 애달팠다.

한 축구 팬은 “못난 꼬맹이 한 놈 축구선수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해주셨던 감독님. 너무 감사하고 또 제가 더 응원이 부족했던 건 아닌지 너무 죄송합니다. 어릴 적 도전이라는 단어를 감독님에게 배웠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이제는 아픈 곳 없이 편안하게 쉬세요”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다른 축구 팬도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 멋진 중거리 슛 이후 환한 미소 짓던 모습이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밖에 “인천을 강등권에서 구해주셔서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항상 웃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당신을 만난 건 제 삶에 최고의 축복이었습니다.”, “감독님께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주신 감동과 희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추모글이 이어졌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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