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무실 규모,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IMG_1796
미국 LA의 한 사무실 빌딩 유리창에 건너편 또 다른 오피스빌딩이 비치고 있다.[헤럴드경제 자료]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에서 새로 건설된 사무실보다 철거되거나 용도가 변경된 사무실 면적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존스랑라살(Jones Lang LaSalle·JLL)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에서 약 46만5000㎡ 규모의 새 사무실이 들어섰지만, 철거 되거나 용도 변경된 사무실 규모는 이보다 훨씬 넓은 136만5600㎡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JLL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2000년 이후 미국 내 사무실 면적 감소는 처음이며, 아마도 사상 최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리서치연구원인 제이콥 로든은 “역사적으로 사무실 면적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는 공실률이 20%에 달했던 1930년대 대공황이었을 것”이라면서도 “1931년 뉴욕 맨해튼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여전히 많은 사무실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술 발달에 따른 재택·원격 근무 확산과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 시행은 업무 환경을 변화시켰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긴축 통화정책을 시행한 탓에 금리가 크게 올라 새 사무실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몇몇 도시에선 직원들의 사무실 근무 복귀가 늦춰지면서 부동산 개발·임대업자들이 수요 감소와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신으로 싱크탱크 부동산원탁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존 피시는 “갑자기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비용이 두 배로 증가했고 공실은 늘고 있다”며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넘쳐나는 사무실을 처리하는 방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온라인 주택정보 분석업체 렌트카페에 따르면 기존 사무실을 아파트로 변경하면서 약 4만5000가구가 새로 공급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