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체류 관광객 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섬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이날 연합뉴스에 “현재까지 한인 동포나 한국인 관광객의 인명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관광객들은 수십명 이상이 마우이섬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한국인 관광객이 미국 영내인 하와이 본섬의 호놀룰루에 들어올 때는 입국 기록이 남지만, 하와이 내 이동은 기록이 남지 않아 체류 인원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평균 관광객 수를 기준으로 마우이 체류 가능성이 있는 인원을 200여 명으로 추산했으나, 현지 관광업계는 최근 마우이 호텔 숙박비가 크게 올라 마우이섬에서 이틀 이상 체류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마우이섬에서 화재 이후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한인교회인 마우이 순복음교회에서 마련한 임시 대피소로 안내했는데, 이곳에는 현재까지 이틀간 관광객 4팀이 다녀갔다.
마우이 순복음교회 서정원(44) 목사는 “라하이나(주요 피해지역) 쪽에 숙소가 있는 분들이 밖에서 여행하다가 도로 통제로 다시 들어가지 못해 노숙도 하고 어려움을 겪다 우리 대피소에 오셨다”며 “지금은 모두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을 포함해 피해 지역에 있는 관광객들은 카운티 당국이 일괄적으로 수송해 모두 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교회 대피소에는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며 자영업을 하다가 이번 화재 때 가까스로 빠져나온 60대 한인 부부만 머물고 있다고 서 목사는 전했다.
서 목사는 “이분들은 집과 사업장이 전소돼 현재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화재 피해를 구제하는 정부 지원 제도가 있어 신청했고, 사업장은 보험이 가입돼 있어 보상 신청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마우이 한인회 등 현지 동포사회에서 파악한 한인 피해 규모는 주택 4가구, 사업장 12채, 한인 소유 건물 2∼3채 등이다. 이들 건물 모두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목사는 “마우이 전체 이재민이 1만1000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아는데, 현재 이들에게 지원되는 물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특히 분유와 기저귀 등 유아용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한인회와 함께 물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진(60) 전 한인회장은 “하와이 안에서도 특히 ‘낙원’으로 여겨진 마우이섬이 그동안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지돼 왔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타버려서 다들 충격이 큰 상황”이라며 “인구 밀도가 높아졌고 기후변화도 컸는데, 카운티나 주정부에서 그만큼 대비를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한인사회에 인명피해는 없어서 다행스러운데, 건물이나 집을 잃은 분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한국인들은 창조적인 경제력과 생활력이 강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