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변상일 ‘형제대결’성사…LG배 세계바둑 결승격돌

준결승서 각각 커제-미위팅 꺾어

 

결승에서 맞붙게된 변상일 9단(왼쪽)과 신진서 9단.[한국기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한국의 신진서 9단과 변상일 9단이 제28회 LG배 세계바둑 우승컵을 놓고 형제대결을 펼치게 됐다. 삼성화재배에서 중국기사들에게 완패했던 한국선수들은 농심배에서 신진서가 한국의 첫승을 거두고, LG배에서 한국선수끼리 결승전을 벌이게 되면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신진서는 13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신안갯벌박물관에서 펼쳐진 LG배 기왕전 4강에서 커제 9단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바둑을 몇차례 실수로 격차가 좁혀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51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다. 커제를 상대로 최근 6연승을 거둔 신진서는 통산 맞대결성적 11승11패로 균형을 맞췄다.

국후 복기하는 신진서와 커제.[한국기원 제공]

신진서로서는 이겼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바둑이었다.

많이 유리할 때 간명하게 마무리하지를 못하며 상대에게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신진서는 대국 후 인터뷰에서 “이번 LG배에 많은 걸 걸었는데 결승에 올라 다행이다. 오늘 바둑은 어려워질 이유가 없었는데 제가 가진 단점들이 나왔던 것 같다”며 “세계대회 결승은 항상 5대5 승부라고 생각한다. 변상일 선수가 춘란배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조심해야할 것 같고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 같다. 실력적으론 비슷한데 제가 많이 이기고 있어 심리적으로 나은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공략해야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상일 9단은 미위팅 9단에게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17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생애 첫 LG배 결승에 올랐다. 왕싱하오 9단과의 8강전에서도 압도적인 완승을 거뒀던 변상일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변상일은 “초반에 잘 뒀으면 많이 앞서갈 수 있었는데 실수를 해서 만만치 않아졌다. 그 이후에는 어려운 진행들이 이어졌고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LG배 결승에 처음 오르게 됐는데 결승에 올라 기쁘고 신진서 선수가 올라와 한·한전이 돼 더 좋은 것 같다. 결승에 오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LG배에서 한국 선수들 간 결승전은 2020년 신진서-박정환의 대결 이후 4년 만이다.

24·26회 대회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은 LG배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신진서와 변상일의 상대전적은 신진서가 32승7패로 크게 앞서있다.

LG배 결승3번기 1국은 내년 1월 29일 열리며 31일 2국, 필요시 3국은 2월1일 치러진다.

LG배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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