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아파트 9층서 불…50대 남편 숨지고 아내·주민 13명 중경상 [종합]

2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화재 현장 모습. 이 불로 9층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50대 여성 B씨가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중태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일 오전 경기 군포의 한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숨지고, 아내와 이웃 주민 10여 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5분쯤 군포시 산본동 소재 15층짜리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다. 이로 인해 불이 난 9층 집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아내인 50대 여성 B씨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다.

옆집 주민 80대 여성 C씨도 연기 흡입으로 인해 중상을 입었고, 9~12층 주민 12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한 주민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인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A씨 부부와 자녀, 10대 손녀까지 총 5명이 있었는데, B씨와 손녀는 탈출한 반면 거동이 불편한 A씨는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아들은 "오늘 오전 6시 30분께 출근해 운전을 하던 중 조카로부터 화재 소식을 듣고 다시 오니 불이 나 있었다"면서 "아버지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아 누워만 지내셨고, 최근엔 거동이 불편하셨다"고 밝혔다.

2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이 불로 9층에 있던 5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50대 여성 B씨가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중태다. [연합]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47대와 소방관 등 인력 114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오전 8시 26분 불을 모두 껐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3년 사용 승인이 난 건물로,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스프링클러가 없는 건물로 알고 있다"며 "(건설) 당시에는 (스프링클러는 설치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아파트는 연기가 잘 배출되는 구조라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며 "화재로 인한 연기가 다른 세대로 들어가지 않고 상공으로 올라가 피해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족 및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방화 혐의점은 없으며, 사고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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