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가 꼭 죽인다”…음식 식었다고 ‘살인 예고’ 리뷰 남긴 조카뻘 손님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배달 음식이 식었다며 전화해 욕설과 폭언을 한 손님이 살인 협박성 리뷰까지 남겼다. 이에 장사에 회의를 느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장사에 참 회의감 들 때’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음식점 리뷰 내용이 올라왔다.

해당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일 오전 2시30분께 술을 포함해 음식 배달 주문을 접수했다. 그로부터 2시간쯤 뒤 음식이 식었다는 손님의 전화를 받았다.

A씨가 풀어 쓴 녹취록을 보면 손님은 “음식이 쳐 식었는데도 맛있다”고 말했다. A씨는 “죄송하다. 연휴 새벽이라 기사가 부족해 배달 시간이 좀 많이 소요돼 음식이 식었나 보다”며 사과 했다.

그러자 손님은 “음식이 쳐 식어도 잘 처먹었다고요”라고 대답했고 A씨는 거듭 “죄송하다”며 “어떻게 해드리면 되냐”고 물었다.

A씨가 사과를 반복해도 손님은 “뭐 어떻게 해달라는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 “이미 배때기에 다 처들어갔는데 뭐 어쩔까” 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A씨는 “고객님 비꼬지 마시라. 어떻게 해드리면 되냐. 전화로 고객님을 계속 상대할 수가 없다. 뒤 고객 음식도 조리해야 해서 끊겠다. 고객센터 통해서 연락하시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온 손님은 “전화를 처 끊고 XX이야. 죽여버린다” “내 뱃속이 쓰레기통이냐 XXX아”라며 폭언을 해왔다고 한다.

5분 뒤 배달앱에는 “넌 내가 꼭 칼로 찔러 죽인다”는 리뷰가 올라왔다. 놀란 A씨는 리뷰를 갈무리한 사진과 녹취파일을 들고 인근 지구대를 찾았다. 손님은 경찰과의 통화에서 “협박당했고 사과도 없이 환불해 주겠다는 말만 해서 기분이 나빴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에) 녹음파일을 들려주자 그제야 리뷰 지우고 죄송하다고 했다”며 “(손님이) 15분 뒤 자기 엄마를 대동한 채 등장했다.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뭘 잘못했냐’라고 화를 냈고, 녹음 파일과 리뷰를 보여주니 표정이 가관이더라. 무릎 꿇고 울며 사과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 같아선 끝까지 가고 싶은데 젊은 애니까 봐줬다”며 “한 15살은 어려 보이는 조카뻘 애한테 이런 소리나 듣고 장사에 회의감이 엄청나게 들더라”고 털어놨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