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배우 이선균(48) 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뜯었다가 최근 구속된 20대 여성이 유흥업소 실장을 협박한 해킹범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 씨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유흥업소 실장 A(29·여) 씨를 협박한 해킹범이 최근 공갈 등 혐의로 구속된 B(28·여) 씨인 것으로 사실상 판단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9월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고 한다"며 "돈으로 막아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말로 이 씨에게 3억원을 받은 바 있다.

한달가량 뒤 B 씨도 이 씨에게 직접 연락해 2억원을 요구하며 유사한 협박을 했고, 결국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그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 이 씨에게 연락해 "(마약을 투약한)A 씨를 구속시킬 건데 돈도 받아야겠다"며 "A 씨에게 준 돈(3억원)을 모두 회수하고, (나한테 줄)2억원으로 마무리하자"고 협박했다.

경찰은 A 씨가 주장한 해킹범의 존재를 수사했지만 제3의 인물은 드러나지 않았다. B 씨가 평소 친하게 지낸 A 씨를 협박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B 씨는 마약 투약 전과 6범인 A 씨와는 교도소에서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아파트 윗집에 살며 7년가량 가깝게 지냈다.

B 씨는 지난 10월 핵심 증거물인 A 씨 머리카락을 들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직접 찾아가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한 인물이기도 하다.

경찰은 B 씨가 A 씨를 협박해 이 씨로부터 뜯은 3억원을 자신이 받아챙기려다 실패하자 그를 구속시키려고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의심했다.

A 씨는 이 씨로부터 받은 3억원 중 일부를 그의 가족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A 씨를 협박한 해킹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5일 B 씨를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 씨를 협박해 3억원을 뜯은 혐의(공갈)로 추가 입건한 A 씨도 함께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A 씨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로 지난해 11월 먼저 구속 기소돼 현재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내일 (공갈)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 수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소속 배우들에 대한 루머 등을 놓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3일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3개월여간 이어진 일부 매체의 고(故) 이선균 배우를 향한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보도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마지막까지 공정한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을 바랐지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당사에서 직접 하나씩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모든 취재에 응할 수 없었다"며 "이러한 가운데 출처가 확실하지 않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된 모든 기사 및 온라인상에 게재된 모든 게시물에 대해 수정 및 삭제를 요청드리오니 빠른 조치를 취해주시길 거듭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