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현대코퍼 ‘진격’…삼성물산·LX인터 ‘주춤’, 왜? [비즈360]

이재언(왼쪽부터)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윤춘성 LX인터내셔널 사장,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단단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상사업체들이 지난해에는 서로 희비가 엇갈렸다. 발전, 트레이딩, 자원 등 각사별 기존 사업들이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상사업체들은 수익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2096억원이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가 포스코인터내셔널로 흡수 통합되기 이전 양사는 2022년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2022년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에너지 영업이익은 각각 9025억원, 2711억원이다. 양사 최대 실적을 더하더라도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이 이보다 높다.

흡수 통합 이후 발전 사업 수익이 향상된 것이 최대 실적 달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발전 사업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455억원) 동기 대비 14.3% 상승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101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668억원)에 이뤘던 최대 실적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인 트레이딩 사업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트레이딩 사업에서 ‘범현대가’라는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육상풍력 전문기업 신안그린에너지의 육상풍력단지 전경, LX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인수한 포승그린파워의 바이오매스 발전소 전경, 현대코퍼레이션이 운영 중인 캄보디아 검역센터,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보유한 캐나다 온타리오 태양광 발전 단지. [각 사 제공]

반면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54.2% 감소한 4426억원이다. 주력 자원 사업인 석탄의 시황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t당 400달러대를 넘었던 호주탄 가격은 지난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상사부문 영업이익(3360억원)은 15.4% 감소할 것으로 NH투자증권은 예측하고 있다. 태양광 개발 사업은 선전했지만 철강 트레이딩 물량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정세 불안정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사업체들은 올해 신사업 확대에 고삐를 죈다. 기존 주력 사업이 외부 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각 사]

실제 상사업체 CEO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공통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친환경 사업으로의 융합과 확장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에너지 부문 산하에 CCS 사업화 추진반을 신설했다. 이외에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친환경차 부품 생산, 식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은 “향후 10년간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회사의 사업구조와 사업방식을 지금보다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은 자원 사업 주력을 기존 석탄에서 친환경 광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AKP 니켈 광산의 지분 60%를 1330억원에 인수했다. 신재생 발전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22년에는 바이오 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년사를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종무식에서 “경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환경은 H2, H3 사업에서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2 사업은 기존 무역과 연계된 신사업, H3는 식량 등 기존 무역과 관련 없는 신사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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