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과도한 부양책…경제 불안정성 높아져”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5일(현지시간) 개막한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후 과도한 경기 부양책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부작용을 겪으며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발표한 ‘인플레이션, 금융위기, 경기침체’ 제하 논문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데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금리인상 경로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배로 교수는 “지난 몇 년간 미국 경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경기침체와 회복, 침체에 대응한 재정지출의 막대한 증가, 그에 따른 물가 급등, 그리고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라고 평가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응한 각 국의 막대한 재정지출이 2020년 이후 나타난 급격한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게 배로 교수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급격한 긴축 정책이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로(0) 수준에서 급격히 상승한 단기금리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례와 같이 미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는 특히 연준의 지속된 긴축정책을 거론하며 “종합해 볼 때 이 같은 그림은 2024년 경기침체를 시사한다. 금융위기가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침체는 경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부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팬데믹이 경제에 전반적인 불안정성을 남겼다고 진단했다.

에벌리 교수는 ‘회복과 위험한 성장’ 제하의 논문에서 “기후, 갈등, 거버넌스와 관련된 새로운 도전과 더불어 팬데믹 기간 전반적인 불안정성이 잉태됐다. 이같은 불안정성은 향후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시스템적인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팬데믹 이후 과도한 경기부양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성장률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세계 거시경제의 균형에 큰 충격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균 장기 실질금리가 향후 10년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거론하며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이는 금융 안정성과 부채의 지속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많은 정책 아이디어의 기반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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