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전투 저강도 작전 전환…“병력·공습 줄여나갈 것”

지난해 12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이 지난 10월 7일 에레즈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할 당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터널 입구를 취재진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적으로 공격한 지 3달이 넘은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고강도 전면전에서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전쟁의 단계가 전환됐다. 그러나 전환 의식은 없다. 극적으로 발표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이 전투 방식을 전면전에서 특정 목표를 겨냥한 급습 형태로 바꾼 이후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싸움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대신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바라흐 등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하마스 요새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군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피란민을 위해 더 많은 구호품이 반입되도록 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가리 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 제소에 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심리를 앞두고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공습에 앞서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예방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를 두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 국면전환을 미국 매체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 눈에 띈다고 논평했다.

그동안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공세 국면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외로 하가리 소장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전투의 국면 전환 상황을 한층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가자지구 북부에 아직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가 있지만, 군대 조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우리는 그곳에서 다른 방식, 여러 종류의 군대를 다른 방식으로 혼합하는 식으로 작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우리는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에선 고강도의 복잡한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작전은 2024년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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