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강원특별자치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을 찾아 1박2일 일정을 소화한다. 전국 순회 중인 한 위원장이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에서만 하루를 더 보내는 것. 비대위 출범 이후 첫 현장회의도 부산에서 개최된다. 지도부 교체로까지 이어졌던 ‘수도권 위기론’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4월 총선에서 부산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10일 오전 경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직후 부산을 찾는다. 같은날 오후 미래일자리 현장간담회, 부산 당원과 간담회를 소화하고 11일 오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첫 현장비대위 회의를 개최한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이달 중순까지 전국 시도당 순회 일정을 진행하는데, 이틀간 머무는 지역은 부산이 유일하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부산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부산 일정에서 지역 청년 일자리 문제와 더불어 지난해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당과 대통령실이 추진 의사를 재확인한 가덕도 신공항 지원, 글로벌국제허브도시특별법 처리,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18석을 지닌 부산은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최다 의석을 보유한 데다, 인접한 경남(16석)·울산(6석)과 지역정서를 공유하는 PK의 핵심이다. 과거 보수정당의 텃밭이었으나 동진전략으로 대표되는 야권의 구애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12석에 그치며 전례 없는 낙제표를 받았다. 후신인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15석을 얻었으나, 22대 총선은 성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엑스포 유치 실패로 민심이 출렁인 바 있고, 장제원·하태경·황보승희 의원의 불출마 및 험지출마 선언으로 일부 지역구가 무주공산이 되며 내부 교통정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출마 여부와 최근 사표가 수리된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출마지역도 지역정가를 흔들 관심사다.
한 위원장의 방문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홀대론’이 불거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도 눈길을 끈다. 부산 일정 중 공격을 받은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이에 부산시의사회는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렸다”고 규탄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동요했던 부산 민심을 달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유독 많은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대전 방문을 연상케 한다. 한 위원장은 전국 순회 일정의 첫 장소로 대전시당을 찾아 “우리 당 역전 승리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역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주력하는 전략지역이다. 지난 총선 민주당이 7석 전석을 챙겼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전석을 목표로 설정했다. 한 위원장이 대전 유성구의 5선 이상민 의원 입당을 설득한 점도 같은 이유다. 당 내에서는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를 지낸 안철수 의원과 대전 출신의 김용태 전 의원 등 유력인사 차출 필요성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전에 바람을 일으키면 충청을 넘어 경기 남부와 같은 수도권까지 중원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