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퇴원 날, 비명계 3인방 탈당…“이재명 체제로는 尹정권 심판 못해”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김종민(맨 왼쪽), 이원욱, 조응천(맨 오른쪽)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당내에서 혁신계를 자처해온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명(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을 떠났다. 이들은 그간 이재명 대표에게 당대표직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왔지만 이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탈당을 결정했다.

같은 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흉기 피습 8일 만에 퇴원했다. ‘탈당 3인방’은 향후 신당 창당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 세력들과의 연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된다”며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그냥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며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 의원은 그간 원칙과상식이 이 대표에게 요구해온 사안들을 열거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3총리께서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법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절망했다. ‘내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는 게 더 중요하다’, 이는 이 대표 본인이 한 말”이라며 “이 약속을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뒤집는다면 정치적 신의는 바닥난 것”이라 비판했다.

원칙과상식은 탈당에 이은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들은 “50% 민심이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한다”라며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신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주의적 기득권 양당제로는 변화된 한국 사회와 시민 의식을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시시비비를 가릴 새로운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3지대 구축을 위해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신당들과 연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려면 국민역량을 모아내는 국민통합 정치, 연대·연합정치로 가야 한다”며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주체를 재구성하겠다. 원칙과상식은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 미래를 위한 토론광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탈당한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우선 신당 창당을 진행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이 사실상 분당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앞두고 일부 당원들의 집단 탈당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 세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추가적인 이탈도 예상된다.

함께 탈당을 예고해온 원칙과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기자회견 직전 당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탈당한 의원들에 대해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 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라며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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