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속속 창당…“기호3번 경쟁 빅텐트 변수”[이런정치]

‘미래대연합’ 창당에 나선 조응천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운영회의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왼쪽부터 공동추진위원장인 박원석 전 의원, 이원욱 의원, 조 의원, 김종민 의원, 정태근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4월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이른바 ‘제3지대’ 신당들이 잇따라 창당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신당 창당 행사에 서로 참석해 한목소리로 ‘빅텐트’를 강조하면서 선거 연대 추진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정책·비전에서 접점을 찾기도 쉽지만은 않은데다, 각 세력의 상황과 이해관계가 달라 향후 총선 투표지 ‘기호 3번’ 경쟁 상황이 빅텐트 성패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대연합은 15일 오전 5인의 공동추진위원장과 실무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첫 확대운영회의를 열었다.

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힘든 여정이지만 나서야 하는 길이기에 용기 내서 숨가쁘게 달려오고 있다”며 당직자와 보좌진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어 “진흙탕 같은 현실 속에서도 정치개혁 통한 새로운 미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크다는 걸 느꼈다”며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저희 미래대연합의 비전과 가치를 입증하고 제3지대의 조속한 연대와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대연합은 전날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 이어 이날 첫 회의를 열면서 본격적인 당무를 시작했다.이들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확대운영회의를 열고, 화요일과 금요일엔 5인의 공동추진위원장이 회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인 ‘새로운 미래’는 16일 오후 2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 예정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추진하는 ‘개혁신당’도 오는 2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떠난 인사들의 신당 추진이 이번 주 잇따라 본격화되면서 빅텐트 구체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각 신당 창당 행사마다 제3지대 인사들이 서로 참석해 선거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데, 우선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적 교집합을 찾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대연합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박원석 수석대변인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일단 정책과 비전과 관련해 우리가 최소한의 공감대, 최소 원칙 같은 걸 만들어야지 않겠나”라며 “그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확인되지 않으면 어떻게 빅텐트를 치겠는가”라며 “(이를 위한) 비전 토론 자리가 몇 차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이나 비전의 교집합을 찾더라도, 선거가 가까워져 ‘기호 경쟁’이 시작됐을 때 각 세력 간 상황이 빅텐트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빅텐트는 각 정당이 모여서 독립성은 유지한 채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그렇다면 조건은 크게 없다”며 “다만 느슨한 연대를 했을 경우 한 쪽이 기호 3번인데 다른 한 쪽이 기호 10번일 때 그 안에서 평등함을 이야기하면서 싸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선거에선 앞 번호의 기호를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 정설이다. 의석수가 선거에서 기호의 기준이 되는데, 의석수를 뒤집기 어려운 거대 양당을 제외하면 ‘기호 3번’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런데 제3지대 신당 사이에 기호 차이가 선명할 경우 선거를 앞두고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합당의 경우 이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순 연대를 떠나 하나의 정당이 되기 위한 결합이 필요한데 각자 유불리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미래대연합은 현역 3명인데, 새로운 미래는 국무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가 있지만 현역 의원은 없다. 개혁신당은 이들과 달리 여권에서 탈당해 출범하는데다, 온라인으로 발기인을 모집하는 등 ‘지지층’이 뚜렷하단 점을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