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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대입에서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과 교권 침해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성적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인성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 여론조사(KEDI POLL 2023)’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17일까지 만 19~74세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7.8%가 ‘인성 및 봉사활동’을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특기·적성(26.0%)’, ‘수능(25.4%)’, ‘고교내신 성적(18.7%)’ 등이 꼽혔다.
인성 관련 항목이 1위로 꼽힌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로 뽑혔던 ‘수능’ 관련 응답은 올해 3위로 밀렸다. 이는 지난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자녀가 고교 시절 학교폭력 전력에도 서울대에 진학한 사실이 알려져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이초 교사 사망을 계기로 공론화된 교권침해 사안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조사 대상을 초·중·고 학부모로 좁히면 ‘특기·적성(32.8%)’을 대입에서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론 ‘수능(23.7%)’, ‘인성 및 봉사활동(21.8%)’ 등 순이었다.
학생이나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선 절반 이상인 62.5%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심각하지 않다’는 답은 10.1%에 그쳤다. 교육활동 침해 심각도를 5점 척도로 환산한 설문은 3년 사이 가장 높은 3.78점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39.6%)’,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의 인식 부족(22.7%)’ 등이 꼽혔다.
학교급별 학교폭력의 경우 중학교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한 비율이 65.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고등학교(64.2%), 초등학교(45.9%) 순이었다.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정교육의 부재(37.4%)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을 대상으로 ’처벌 조치가 엄격해져야 한다‘는 60.6%로 절반 이상의 동의했으며, ’화해와 선도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19.5%에 그쳤다.
사교육 비용에 대해선 대부분 학부모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비용에 대해 고등학생 부모 76.6%, 중학생 학부모 76%, 초등학생 학부모 59.0%가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또 ‘자녀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하다’는 문항에는 유치원 자녀를 둔 부모 43.8%, 초등학생 자녀 부모 42.0%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교육 의존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 부모 56.6%는 ‘자녀가 사교육에 의존하고 스스로 공부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중학생 54.6%, 초등학생 42.0%, 유치원 34.8%도 같은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