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변호인은 권씨가 법적으론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권씨의 몬테네그로 변호사인 고란 로디치는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미국과 체결한 양자 협정, 국제법적 지원에 대한 국내 법률 등 모든 법적 근거에 따르면 권도형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현재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황이다. 여기서 로디치 변호사의 발언은 법률적으로만 판단했을 때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권씨가 한국으로 갈 전망은 불투명하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혀 정치적인 결정을 내릴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밀로비치 장관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에게 권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연방법원이 당초 이달 29일이던 권씨의 사기 혐의 재판 기일을 3월 25일로 2개월 연기한 것을 두고 주요 외신에서는 권씨의 미국행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로디 변호사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는 일종의 압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최종적인 법원 판결이 나오면 밀로비치 장관이 송환국을 결정할 예정이다. 권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인도될지는 밀로비치 장관의 결정에 달린 셈이다.
한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안겼다. 그는 지난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계속 현지에 구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