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오태원 청장 SNS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성인 발달장애인 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존치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장애인을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부산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와 북구 합동 기자 간담회에서 ‘평생교육센터’ 존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관련 발언은 국가의 발달장애인 돌봄 책임에 공감하며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던 과정에서 나왔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평생 희생하며 살아간다. 부모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라고 하자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노”라고 응수했다.
장애인단체 등에 따르면 오 구청장의 발언에 실내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이어 웅성거리며 놀란 기색을 비치자 오 구청장은 “내가 말을 잘못한 것 같다. 말조심해야 한다”며 수습을 시도했다.
북구는 부산의 16개 구·군 중 4번째로 장애인이 많은 곳이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으며 ‘2023년 장애인복지사업’ 평가에서는 2년 연속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오 구청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힘든 상황이 안타깝다는 의미였다며 ‘폄훼’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구청장은 KBS 부산에 "부모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는 취지였다"며 "편견이나 폄훼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애인부모 측은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구청장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해야한다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촉구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충격적인 망언이 비수가 되어 부모님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며 "노골적인 장애혐오이자, 약자에 대한 사회적 테러"라고 규탄했다.
이어 "'제일 좋은 방법은 발달장애아를 안 낳는 것인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안타깝다' 등의 해괴한 변명이 소름끼친다"며 "입 함부로 놀리지 마시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