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개발한 반도체 세정장비 핵심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일당 9명이 전원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 중엔 친형제도 있었는데, 친동생은 친형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는 29일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 국외유출 사건을 수사한 결과를 밝혔다.

검찰은 “이들 일당의 계획에 따르면 세메스의 모든 핵심 기술이 중국 회사로 유출될 예정이었다”며 “핵심인력 구속 등 검찰 수사로 추가 유출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범행을 주도한 건, 이미 유사한 범행으로 1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은 세메스 전 연구원의 친형이었다. A씨는 친동생이 기술유출 범행으로 구속 됐음에도 범행을 지속해 60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친동생이 설계한 기존 장비의 외관을 변경해 재차 중국 회사에 기술 유출을 시도했다.

범행은 치밀했다. A씨는 검찰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자 범행 발각을 피하기 위해 8회에 걸쳐 ‘쪼개기’ 방식으로 부품을 나누어 수출했다.

중국 현지에서 조립·제작하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또한 차명계좌에 수출대금 14억원 중 12억원을 은닉하는 등 검찰의 추징보전을 피하기 위해 대비했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유출한 반도체 제조공정 장비기술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기술”이라며 “위 기술이 중국에 그대로 유출됐을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 회복 불가능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술유출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향후 엄정한 처벌을 통해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안세연 기자